찰스 플린 전 미국 태평양 육군사령관은 3일 “(중국의 군사력 증강 등) 안보 위협 요인이 바뀌는 만큼 한미 동맹도 변화해야 한다”며 “2만8500명이라는 주한 미군 숫자보다 부대 편성을 어떻게 하는지가 더 중요하고 여건이 바뀐 만큼 (부대) 편성을 재고할 때가 왔다”고 했다.

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40차 세종국가전략포럼 ‘트럼프 2기 행정부와 동아시아 안보’에 참석한 프레드 플라이츠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 부소장(왼쪽에서 세번째)과 찰스 플린 전 미 태평양육군사령관(왼쪽에서 네번째)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40차 세종국가전략포럼 ‘트럼프 2기 행정부와 동아시아 안보’에 참석한 프레드 플라이츠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 부소장(왼쪽에서 세번째)과 찰스 플린 전 미 태평양육군사령관(왼쪽에서 네번째)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플린 전 사령관은 이날 세종연구소(이용준 이사장)가 서울프레스센터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와 동아시아 안보’를 주제로 개최한 포럼의 오찬 강연을 통해 “한국은 아시아 대륙에서 유일하게 미국의 4성 장군이 이끌고 있는 영구적 부대 편성 지역”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플린 전 사령관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친동생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외교안보 분야의 요직에 발탁될 가능성이 거론되는 인물이다.

플린 전 사령관은 “주한 미군이 주둔한 한국은 군사적으로 이러한 성격을 띤 유일한 입지”라며 “주한 미군이 한반도 안보에만 국한할 게 아니라 지역(동북아)에서 더 큰 역할을 해야 할 때”라고 했다. 그는 “한미 합동 군사훈련은 우리가 처한 안보 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고 위기 발생 시 한미 양국이 공동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의 기반”이라며 “지금까지 (함께) 지역에서 여러 훈련을 실시했으나 아직 개선 여지가 많이 남아 있다”고 했다. 플린 전 사령관은 주한 미군이 한반도뿐 아니라 역외에서도 군사훈련을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고 했으나 구체적 지역을 특정하지는 않았다.

플린 전 사령관은 “중국 군부는 영토 확장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한국이 북한을 통일하는 상황에 대해 중국은 절대적으로 막으려 들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 김정은 체제는 체제 유지라는 유일한 목적을 가진 ‘마피아’ 같은 조직”이라며 “북한 인민들은 열악한 상황에 고립되어 있고 굶주린 상태”라고 했다. 그는 “북핵 문제에 우리가 관여하는 이유는 북한이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한미 연합군이 함께 TF를 가동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대응 훈련을 이어나가야 한다”고도 했다.

플린 전 사령관은 이날 오찬 강연에 앞서 이뤄진 토론 세션에서 중국의 군사력 증강, 러시아 파병 북한군의 현대전 기술 습득 및 러시아와의 군사 밀착을 통한 무기 거래를 최대 안보 위협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중국은 수십 년간 군사력을 증강해왔다”며 “지역 내 안보는 물론 전 세계 안보의 위협 요소”라고 했다. 북한에 대해서는 “인도·태평양 사령관을 지내며 직접 눈으로 북한의 위협을 직관했다”며 “지난 40년간 군에 몸담고 있었지만 북한군이 파병을 통해 전장에서 실시간으로 실전 경험을 쌓는 건 처음 있는 일”이라고 했다.

프레드 플라이츠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 부소장은 이날 미·북 정상회담 재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의 직접 대화를 재개하는 의지를 보이고 있으나 한국, 일본과 충분한 협의를 거친 뒤에 그렇게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플라이츠 부소장은 “(톱 다운 방식으로 정상회담이 이뤄진) 트럼프 1기 때와 달리 이번에 정상 차원 대화가 재개되면 실무 차원에서 IAEA(국제원자력기구)의 검증 등 실무 차원에서 확실하게 해야 하는 부분을 챙길 것”이라며 “미·북 회담의 전제 조건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중단과 북한의 러시아에 대한 군사적 지원 중단 등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플라이츠 부소장은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과 관련해 개인 의견을 전제로 “한국의 핵연료 재처리 및 우라늄 농축 등이 가능한 방향으로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이 논의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플라이츠는 작년 7월 방한 당시 기자간담회에서도 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었다. 그날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 관련 자신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