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대통령 후보가 9일 충북 청주를 찾아 시민들을 만났다. 지난 7일부터 사흘째 충청 지역 방문에 나선 안 후보는 이날 “내가 정권 교체 주역이 되겠다”고 했다.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0%를 돌파하며 상승세를 탄 안 후보가 야권 대안 후보론을 본격 거론한 것이다.

청주 시민들과 - 9일 충북 청주를 찾은 국민의당 안철수 대통령 후보가 시민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안 후보는 이날 아내 김미경 서울대 교수와 함께 청주 성안길을 찾아 토크쇼를 하고 시민들을 만났다. 안 후보는 이 자리에서 “어떤 나라를 만들 것인지에 대해 시민에게 열심히 말하고 있다”고 했다. 안 후보는 페이스북에서는 법적으로 죄를 지어도 형사처벌은 받지 않는 촉법(觸法)소년 나이를 현행 만 14세에서 만 12세로 낮추겠다고 공약했다. 안 후보는 “죄의식이 없는 아이들을 배려하기보다는 선량한 아이들을 범죄로부터 보호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면서 “청소년이라도 강력 범죄는 엄하게 처벌하겠다”고 했다. 안 후보가 국민 안전 등을 명분으로 보수적 어젠다에서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안 후보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단일화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등과 대결하면 오차 범위 밖에서 이 후보를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서던포스트가 CBS 의뢰로 지난 7~8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 조사를 한 결과(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 윤석열·안철수 후보가 안 후보로 단일화할 경우 지지율 42.3%를 기록, 이재명 후보(28.9%)에 13.4%포인트 앞섰다. 야권 단일 후보로 윤 후보가 나올 경우 이재명 후보 33.6%, 윤석열 후보 34.4%로 지지율 격차는 0.8%포인트였다.

같은 기간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전국 성인 1001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 결과(표본 오차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에서도 ‘윤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가 진행된다면 누구로 단일화되는 것이 더 적합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안 후보는 37.3%의 응답을 얻어 윤 후보(35.5%)에게 1.8%포인트 앞섰다. 다자 구도에서 안 후보의 지지율은 15.1%로, 지난주보다 5.9%포인트 상승했다. 이재명 후보는 37.6%, 윤석열 후보는 35.2%였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안 후보는 이날 야권 후보 단일화 관련 질문에 “나는 당선되고 정권 교체의 주역이 되려고 대선에 나왔다”며 “다른 어떤 생각도 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3월 9일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청주 상당 등 재·보궐선거와 관련해 “적당한 시기에 공모해 후보를 내겠다”고 했다. 야권 일각에서 거론하는 공동 정부 구성을 고리로 한 야권 후보 단일화나 국민의힘과의 합당 등에 선을 그은 것이다. 야권 관계자는 “안 후보는 지지율 상승세를 탄 상황에서 굳이 단일화 이슈를 먼저 언급할 필요가 없다고 보고 당분간 윤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한 자릿수로 줄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