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후보 아내 김건희씨 통화 녹음은 유튜브 채널 ‘서울의 소리’ 촬영기사 이명수씨가 김씨와 통화한 내용을 녹음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윤 후보에게 적대적인 방송을 내보내온 서울의 소리 직원 이씨가 의도적으로 김씨에게 접근해 작년 7월부터 6개월에 걸쳐 총 7시간 45분 분량의 통화를 몰래 녹음해 MBC에 제공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① 이씨는 어떻게 김씨에게 접근했나
이씨는 작년 7월 6일 김씨에게 처음 전화로 연락했다. 김씨 모친 최모씨가 요양급여 부정 수급 혐의로 수감된 지 나흘 후였다. 이씨는 김씨에게 “어머니와 법정 다툼을 하고 있는 정대택씨에 대한 정보가 많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정씨는 김씨 일가와 10년 넘게 법정 다툼을 벌이는 인물이다. 이씨는 김씨에게 접근하면서 친여(親與) 성향 유튜브 채널 ‘열린공감TV’의 조언을 받았다. 이씨는 7월 5일 ‘쥴리’ 의혹 등을 보도해온 열린공감TV 측에도 김씨 번호를 알려주면서 자신이 직접 김씨와 통화를 해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이씨는 7월 27일엔 열린공감TV가 보도한 정씨 관련 발언을 의도적으로 오보라고 보도한 뒤, 열린공감TV에는 “김건희에게 잘 보여야 한다. 소위 ‘떡밥’을 주기 위함이니 이해해 달라”고 했다고 한다. 열린공감TV는 입장문에서 “그 후 이씨와 김씨는 8월 2일부터 다양한 내용을 주고받으며 서로 ‘누님, 아우’ 하는 호칭을 쓰는 사이로 발전했다”고 했다.
② 이씨는 누구
김씨 측에 따르면 이씨는 자기를 ‘정치 전문가’라는 식으로 소개했다고 한다. 이씨는 김씨 모친이 송사를 벌여온 정대택씨 관련 자료도 김씨에게 전달했다. 그러나 법원은 지난 14일 김씨가 MBC를 상대로 낸 방송금지 가처분 사건 결정문에서 이씨를 ‘촬영기사’ 등으로 표현했다. 실제로 이씨는 ‘서울의 소리’ 유튜브 채널에서 현장 촬영을 주로 담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튜브 영상을 보면 윤 후보가 검찰총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2020년, 이씨가 대검찰청 앞에서 보수 유튜버들과 충돌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씨가 욕설을 하며 한 유튜버의 멱살을 잡거나 주먹과 발로 폭행하는 장면도 있다.
③ 열린공감TV서 질문 조언도 받아
김씨에 대해 ‘쥴리’ 의혹을 제기해온 열린공감TV도 이번 사건에 비중 있게 등장한다. 열린공감TV는 최근 김씨 녹음 파일 논란이 불거지자 입장문을 통해 “이씨는 열린공감TV에 전화를 먼저 걸어와 김건희와 어떤 내용의 말을 해야 좋을지 조언을 구해왔다”며 “이에 열린공감TV는 적절한 질문 유도 멘트를 알려주었다”고 했다. 김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고발 사주 의혹 등 수사 관련 사안뿐만 아니라 모 검사와의 동거설, ‘쥴리’ 의혹 등과 관련한 질문들이었다고 한다.
김씨는 이씨의 조언을 들으며 “솔직히 동생을 우리 캠프로 데려왔으면 좋겠다”며 “한번 와서 우리 캠프 구성할 때 강의 좀 해주면 안 돼?”라고 했다. 이씨는 실제로 작년 8월 30일 김씨가 대표로 있는 코바나컨텐츠에 가서 30분간 강의를 했고 강의료로 105만원을 받았다고 한다. 김씨는 이씨가 몸담은 서울의 소리에 대해선 “서울의 소리도 언론으로서 좀 더 공신력이 있어야 하고 그러려면 어느 한 편의 팡파르가 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