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16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후보 아내 김건희씨가 유튜브 채널 ‘서울의 소리’ 촬영기사 이명수씨와 통화한 내용을 보도했다. 이씨가 작년 7월 김씨에게 접근해 6개월간 52차례에 걸쳐 통화하면서 녹음한 내용이다. MBC ‘스트레이트’가 이날 공개한 녹음을 보면 김씨는 윤석열 후보가 검찰총장 시절 주도한 조국 전 법무장관 수사 등에 대한 현 여권 인사들의 공격을 비판했다. 이른바 ‘쥴리’ 접대부 의혹, 모 검사와 혼전 동거설 등에 대해서는 말도 안 된다며 해명했다.
MBC가 보도한 김씨와 이씨 통화를 보면 김씨는 “조국 수사는 그렇게 크게 펼칠 일이 아니었는데 (친조국 인사들이) 수사를 너무 많이 공격했다”며 “유시민, 이런 데서 자기 존재감 높이려 계속 공격했다. 조국의 적은 민주당”이라고 했다. 현 여권 인사와 지지자들이 조 전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를 공격하는 바람에 사태가 커졌다는 취지다. 김씨는 “(남편이) 총장 되고 대통령 후보 될 줄 꿈이나 상상했겠나”라며 “이건 문재인 정권이 키워준 거지 보수가 키워줬겠어? 보수는 자기네가 해먹고 싶지”라고 했다. 김씨는 “박근혜를 탄핵시킨 건 진보가 아니라 보수야”라고 했다. 이어 “바보 같은 것들이 진보, 문재인이 탄핵시켰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야. 보수 내에서 탄핵시킨 거야”라고 했다.
김씨는 작년 11월 15일 통화에선 ‘미투’ 사건으로 유죄가 확정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대해 “미투도 문재인 정권에서 먼저 터뜨리면서 그걸 잡자고 했다. 난 안희정(전 충남지사)이 불쌍하더라 솔직히. 나랑 우리 아저씨는 되게 안희정 편”이라고 했다. 김씨는 정치권 미투를 언급하면서 “보수들은 챙겨주는 건 확실하지. 그렇게 공짜로 부려 먹거나 이런 일은 없다”며 “그래야 미투가 별로 안 터진다”고 했다. 또 “여기(진보)는 돈을 안 챙기니까 터지는 것”이라고 했다.
김씨는 쥴리 의혹과 관련해 “나는 나이트클럽도 가기 싫어하는 성격”이라며 “나는 되게 영적인 사람이라 그런 시간에 차라리 책 읽고 도사들하고 같이 얘기하면서 ‘삶은 무엇인가’ 이런 얘기 하는 걸 좋아한다”고 했다. ‘쥴리’ 의혹 보도에 대해선 “나는 쥴리 한 적이 없으니 계속 (관련) 인터뷰가 나오면 좋지. 계속 오류가 날 것이거든”이라고 했다. 모 검사와의 혼전 동거설에 대해서도 “내가 뭐가 아쉬워서 동거하겠나. 그것도 부인 있는 유부남하고”라고 했다. 이 검사와 해외 밀월여행을 한 사진이 있다는 이씨 말에는 “그건 패키지 여행으로 놀러 간 거라 오히려 더 좋다. 사람들이랑 다 찍은 것”이라고 했다.
이씨가 김씨에게 처음 통화를 시도한 건 작년 7월 6일이었다. 김씨는 당시 통화에서 “그때 ‘서울의 소리’에서 백은종 선생님(대표)께서 저희 남편(윤 후보) 그때 뉴스타파 찾아가서 (보도하고) 해서 너무 감사해서 제가 다른 사람 이름으로 후원 많이 했다”고 했다. 뉴스타파는 2019년 7월 윤석열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당시 윤 후보 관련 의혹을 제기했고, 백 대표는 윤 후보에게 우호적 보도를 했다는 것이다. 며칠 뒤인 7월 12일 김씨는 이씨에게 “나 너무 나쁘게 생각하지 말고 좀 도와줘. 나는 솔직히 우리 캠프로 데려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7월 21일 통화에선 이씨가 “누님하고 노량진수산시장 한번 돌아보든가”라며 일정을 조언하는 취지의 말도 했다. 김씨는 “이야기도 하고 문자로도 보내달라”며 “내가 좀 우리 캠프에 적용을 좀 하게. 우리 명수씨 말이 너무 맞네”라고 했다. 김씨는 또 “한번 와서 우리 캠프 구성할 때 강의 좀 해주면 안 돼?”라고 했다. 이씨는 실제로 8월 30일 김씨가 대표로 있는 코바나컨텐츠에 와서 30분간 강의를 했고 강의료로 105만원을 받았다고 한다.
이씨는 김씨 일가와 10년 넘게 법정 다툼을 벌인 정대택씨에 대해서도 “국감(국회 국정감사) 정대택 회장 자료 있잖아요. 그거 뭐 택배로 보내줘?”라고 했고, 김씨는 “이쪽 근처로는 오지 말고 혹시 CCTV 있을지 모르니까”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김씨는 이씨에게 “우리가 대통령 되면 명수씨는 좋지. 개인적인 이득은 많지”라고 했다. 이씨가 “누나한테 가면 나 얼마 주는 거야?”라고 하자 김씨는 “잘하면 1억도 줄 수 있지”라고 한다.
12월 통화에선 김씨가 “유투버 중에서 누가 현재 어떤지 나한테 문자로 간단히 좀 줄 수 있느냐”며 “우리가 관리해야 될 애들 나한테 명단 주면 내가 빨리 보내서 관리하라고 하겠다”고 했다. 김씨는 서울의 소리에 대해 “서울의 소리도 언론으로서 좀 더 공신력이 있어야 되고 그러려면 어느 한 편의 팡파르가 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