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16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후보 아내 김건희씨 통화 녹음 파일을 방송한 데 대해 여야는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국민의힘은 “선거 개입 의도가 역력한 권언(權言) 유착 사건”이라고 했고, 더불어민주당은 “본방 사수”를 외치며 녹음 내용 홍보에 나섰다.
민주당은 이날 방송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이재명 후보도 “의견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여권 인사들은 국민 알 권리 등을 내세워 MBC ‘본방 사수’를 외치며 방송 홍보에 앞장섰다. 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국민은 공적 지위가 된 김건희씨에 대해 알 권리가 있다”고 했다. 민주당 명예선대위원장인 추미애 전 법무장관은 “대한민국에 국운이 있나 보다”며 “사전 검열을 요구하며 언론을 탄압한 국민의힘과 김건희씨의 완패”라고 했다. 민주당 선대위에서 일하는 카피라이터 정철씨는 페이스북에서 “지상파 시청률 50%. 이번 일요일 이거 한번 해봅시다”라며 해시태그로 ‘본방 사수’를 달았다. 고민정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오랜만에 본방 사수해야 할 방송이 생겼다”고 했다. 한 민주당 재선 의원은 “김씨의 정제되지 않은 발언들이 윤석열 후보의 ‘배우자 리스크’를 더 키울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의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입장문에서 “6개월 동안 거짓말로 (김건희씨를) 속여 수십 회 통화를 몰래 녹음하고 유포한 것은 누가 겪어도 끔찍한 일”이라며 “몰래카메라보다 심각한 범죄행위”라고 했다. 윤석열 후보는 “내용을 아는 바가 없다. 제가 언급 안 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 이준석 당대표는 “사적 대화를 전제로 한 대화들인데 뒤통수 맞은 모양새가 된다면, 일정 부분 후보 배우자에 대해 공감하는 부분이 생길 수도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MBC에 이재명 후보가 형수에게 욕설한 녹음도 방영하라고 요구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라디오에서 “MBC가 공정한 언론사라면 이재명 후보와 배우자 김혜경씨의 녹음테이프도 같이 틀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이날 KBS 인터뷰에서 김씨 녹음 방송에 대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재명 후보의 ‘형수 욕설’ 녹음도 공개돼야 한다는 국민의힘 요구에 대해선 “어쨌든 공평하게 서로 조건이 같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