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유력 후보들 중 오직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배우자인 김건희씨만 보이지 않는다”라며 “34년 정치 생활에서 이런 대선은 처음 본다”라고 했다.
이해찬 전 대표는 18일 이재명 대선후보 소통 플랫폼 앱 ‘이재명 플러스’에 올린 칼럼을 통해 “대선에 임하는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힘 행태를 보면 도대체 대통령 선거를 뭘로 아는 것일까 한심하기 짝이 없다. 대통령 선거는 향후 5년간 3000조원은 훌쩍 넘을 국가 예산을 집행할 정부 수반을 선출하는 일”이라며 “그런 큰 사업이기 때문에 정부는 대선 관리 예산만 2836억원을 쓰고 정당 국고보조금과 선거운동 비용 보전까지 하면 4000억원을 훌쩍 넘는 돈을 쓴다. 이 돈은 다 국민 세금이다. 언론은 매일 후보와 캠프의 동향을 보도하고 국민들은 후보와 후보 가족, 캠프 구성원들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를 주시한다. 대선은 후보 개인의 일이 아니고, 절대로 ‘패밀리 비즈니스’가 될 수도 없다. 대선은 국가의 큰 공적 사안”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이토록 큰 공적 사업이기 때문에 대통령 후보는 당연히 공인이다. 선거운동을 하는 사람들도 공적 의식을 가져야 한다. 사적 욕심보다 국가 이익을 앞세워야 하고, 삿된 이유로 세대간, 남녀 간 갈등을 조장하고 국민을 갈라 쳐서도 안 된다”라며 “선거운동을 할 때도 방역수칙을 포함한 법과 규칙을 지켜야 하고, 자신의 생각과 정책을 가급적 국민들께 소상히 말씀드려야 한다”라고 했다.
이어 “대통령 후보의 배우자도 당연히 공인이다. 윤석열 후보는 자신의 아내일 뿐이며, 제2부속실도 없애겠다는데, 이는 윤석열 후보가 얼마나 국가 내치와 외교에 무지하고 무책임한지를 드러내는 말일 뿐”이라며 “대통령의 배우자는 단순히 개인의 배우자가 아니라 국가원수의 배우자다. 국내의 여러 공적 사업뿐만 아니라 국제 외교에서의 역할도 담당해야 한다. 국내적으로는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를 전달하거나 공적 캠페인의 역할을 맡는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의 부인인 질 바이든 여사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캠페인에 큰 역할을 한다”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특히 국제무대의 이른바 ‘연성외교’에서 배우자의 역할은 더욱 크다. 자국의 문화와 경제를 홍보하고, 국제 협력의 중요성을 친근하게 알리는 일은 주로 국가원수의 배우자가 맡는다”라며 “배우자의 프로필과 행동은 그 나라의 품위를 보여준다. 영어로 대통령의 부인을 ‘first lady’라 하는데, 제일 높은 여성이란 뜻이 아니라 가장 큰 책임을 가진 여성이라 해석해야 한다. 이런 책임을 맡을지도 모르는 후보의 배우자가 어찌 공인이 아닐 수 있겠으며, 그 배우자의 말과 행동이 대통령 선거라는 공적 사업에 어찌 언론과 국민의 검증 대상이 아닐 수 있겠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이재명 후보의 부인인 김혜경씨는 지역을 방문하고 생활을 공개하며, 안철수 후보 부인인 김미경씨나 김동연 후보의 부인인 정우영씨도 공인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고 있다. 그런데 유력 후보들 중 오직 윤석열 후보의 배우자인 김건희씨만 보이지 않는다”라며 “34년 정치 생활에서 이런 대선은 처음 본다. 나서지 않는 것인지 못하는 것인지 그 내부 사정이야 모르겠습니다만, 참으로 공인으로서 어울리지 않는 일이다. 자신이 한 말인데 이를 공개하지 않겠다고 법원에 가처분신청까지 내는 것 역시 공인으로서 차마 할 일은 아니다. 이런 짓을 한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힘, 그리고 이런 일을 비판하지도 못하거나 심지어 맞장구치는 일부 언론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