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이 12일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관위에서 열린 2022년 주요업무 및 양대선거 종합선거대책회의장에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오는 24일 3년 임기 만료를 앞둔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이 비상임위원으로 전환해 선관위원직을 3년 더 유지하는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중앙선관위원 9명 중 총리급인 선관위원장을 제외하고 장관급인 상임위원이 임기를 마치고 비상임위원으로 선관위원직을 이어가는 건 전례가 없는 일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또 국민의힘이 야당 몫으로 추천한 문상부 선관위원 후보자 임명은 반대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여권이 친여(親與) 선관위원들로 3월 9일 대선과 6월 지방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알 박기 행태’”라고 했다.

작년 7월 임기 6개월을 앞두고 사의를 표명했던 조 상임위원은 최근 다시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이번에도 사의를 반려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통화에서 “선관위 조직의 안정성과 선거가 임박한 상황 등을 고려한 결정”이라며 “상임위원 3년을 마치고 사퇴하는 것은 관례일 뿐”이라고 했다. 상임위원이 임기 만료 후 비상임위원으로 3년 더 하는 게 법적으로 문제없다는 주장이다. 조 상임위원도 전날 중앙선관위 간부들에게 “사표가 반려됐다. 일반 선관위원으로 남게 되니 앞으로도 자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중앙 선관위원은 위원장을 포함해 총 9명으로 임기는 6년이다. 중앙선관위원장(대법관)을 대신해 사실상 선관위 사무를 총괄하는 상임위원은 임기 3년이 끝나면 선관위원직에서도 물러나는 것이 관례였다. 조 상임위원은 지난 19대 대선 때 문재인 후보 캠프 ‘공명선거특보’에 이름을 올린 이력 때문에 3년 전 임명 당시부터 정치 편향 문제가 제기됐다. 조 상임위원 등 현역 선관위원 8명은 모두 문재인 정부 때 임명됐고, 현재 야당 추천 몫 1명은 공석이다. 선관위원은 대통령 임명 3인, 대법원장 지명 3인, 국회 선출 3인(관행적으로 여당 1인, 야당1인, 여야 합의 1인)으로 구성된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추천한 문상부 후보자 선출안 국회 본회의 상정을 반대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문 후보자가 국민의힘 경선관리위원회 활동 이력이 있고 당원으로 가입했던 만큼 공정성에 어긋난다”고 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정당 추천 몫의 경우 민주당이 그동안 친여 인사를 선관위에 추천한 사례를 들며 “내로남불”이라고 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청와대와 민주당의 선관위 장악 꼼수”라며 “유사 이래 한 번도 있지 않았던 초유의 일이며 폭거”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