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24일 오후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시장에서 열린 '매타버스 성남, 민심속으로!' 행사에서 시민들과 만나 연설 중 눈물을 닦고 있다./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형수 박인복씨가 이 후보를 상대로 소송을 예고했다. 이 후보가 최근 연설에서 자신의 ‘통화 욕설’을 또 다시 형인 고(故) 이재선씨의 정신병 탓으로 돌리는 취지로 말한 데 대해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이었다.

이 후보는 지난 24일 경기 성남시 상대원시장에서 이른바 ‘형수 욕설’과 관련해 눈물을 흘리며 연설했다. 그는 “제가 잘못했다. 이제 어머니도 형님도 떠났다”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이 후보는 여전히 자신의 욕설이 형 재선씨 때문이라는 주장을 폈다. “공무에 형님이 개입하는 일을 허용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이 후보는 친형 재선씨를 ‘정신이 온전하지 못한 형제’라고 불렀다. 이 후보는 “(저를 미워하는 사람들이) 제 가족들을 동원해 저를 공격하기 시작했습니다. 정신이 온전하지 못한 여러 형제 중 한 형제를 그들이 성남시의회 비례대표 공천 주겠다, 이재명 쫓아내면 시의회 의장 시켜주겠다고 작업하고 유혹해서 그 형님이 저를 공격하기 시작했습니다”라고 했다. “(형이) 결국 어머니 폭행해 병원까지 갔습니다”라고도 했다.

그러자 재선씨 유족 측이 대응에 나섰다. 재선씨 부인 박인복씨는 27일 장영하 변호사에게 소송 예고가 담긴 입장문을 장문의 문자메시지로 전달했다. 박씨는 입장문에서 “이 후보가 눈물까지 흘리며 거짓말하는 모습에 저희 가족은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남편은 이재명이 성남시장 할 때 공권력의 칼에 의해 정신병원에 강제입원당할 뻔 했었다”며 “10년이 지난 지금 남편은 안 계시고 모든 것을 하늘에 맡기고 살아가고 있는 저희 가족에게 또다시 뻔뻔한 거짓말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이어 “10년전에 남편의 정신상태는 아무 이상이 없다고 판결에 나와있는데도 왜 항상 이재명한테는 미친 형이어야만 할까요? 무엇을 덮기위해 항상 미친 형 취급을 당해야 할까요? 거짓말하는 데도 눈물이 필요한것일까요?”라고 했다.

실제 법원 기록을 보면, 이 후보 관련 공판에서 검찰은 “2012년 12월 22일 모 연구소에서 재선 씨에 대해 실시한 심리학적 평가에서, 조울증과 연관된 단서들이 특별히 나타나지 않았으며, 유의미한 정신과적 장애 및 정서적 어려움이 있지 않은 상태라는 판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대법원도 2020년 이재명 후보에 대한 선고에서 그가 2012년 4~8월 성남시내 보건소장의 반대에도 재선씨 강제입원을 시도한 정황을 인정했다. 당시 이 후보가 보건소장에게 ‘치료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평가 문건을 받아오라’고 지시하거나, 브라질에 출장 중에도 보건소장에게 연락해 재선씨 강제입원을 지시하고 재촉했다는 것이 법원이 확인한 사실이었다.

‘재선씨가 어머니를 폭행했다’는 이 후보 주장에 대해서도, 박씨는 당시 존속상해 혐의에 대해 무혐의 처분 받은 수원지검 성남지청의 처분결과 통지서를 공개하며 “어머니 폭행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힌 바 있다.

박씨는 입장문 말미에 “이재명을 용서 못하고 눈감은 남편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이젠 법으로 물어야 할 때가 된 거 같다”고 적었다. 장영하 변호사는 “법률 검토를 거쳐 소송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