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가 경기지사로 재직할 당시 경기도 소속 공무원들이 이 지사 아내 김혜경씨의 사적인 심부름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김씨 수행비서로 지목된 배모씨의 지시를 받으며 일했던 한 전직 경기도 공무원은 “김씨가 먹을 약을 대리 처방받거나 김씨가 자주 찾는 식당 음식을 포장해 자택에 전달했다”며 “일과의 90% 이상이 김씨 관련 심부름이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공무원과 공적 재원을 배우자를 위한 사적 용도로 전락시킨 것은 공권력을 사유화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 측은 별도 입장을 내지 않았으나 김씨의 수행비서로 지목된 배씨가 “허위 사실”이라고 밝힌 입장문을 언론에 배포했다.
SBS는 28일 지난해 초부터 경기도청 비서실에서 근무하다 퇴직했다는 전직 비서 A씨의 제보를 보도했다. A씨는 자신이 경기도 총무과 소속이던 배씨의 지시를 받아 김혜경씨의 관련 심부름을 했다고 주장하면서 당시 A씨와 주고받은 텔레그램 대화를 공개했다.
텔레그램 대화를 보면 배씨는 “사모님 약을 알아봐 달라”고 하고, A씨는 “도청 의무실에서 다른 비서 이름으로 처방전을 받았다”며 “2층 비서실 앞으로 갈까요”라고 한다.
A씨가 올린 처방전 사진에는 경기도청 부속 의원이 비서에게 28일치 약을 처방한 내용이 담겨 있다. A씨는 비서들이 이런 방식으로 약을 산 뒤 이 후보 아내 김혜경씨가 있는 성남 분당 수내동 자택으로 직접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김씨가 자주 찾는 식당에서 음식을 받아 자택에 가져가는 과정을 텔레그램을 통해 배씨에게 일일이 확인받기도 했다. A씨가 포장한 음식 사진을 찍어 보내자 배씨는 “반찬?” “백김치랑 넣어줬는지 확인”이라고 했고, A씨는 반찬 사진을 찍어 올리며 “확인했습니다”라고 답했다.
텔레그램에는 A씨가 냉장고와 옷장 사진을 배씨에게 찍어 보내면서 “사과를 여유 있게 넣어두고 속옷 양말 밑장빼기로 채워두고 양복 셔츠도 채워뒀다”고 한 대화도 있다. A씨는 “일과의 90% 이상이 김씨 관련 자질구레한 심부름이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김병민 선대본부 대변인은 논평에서 “권력을 사적으로 유용하는 이재명 후보와 김혜경씨의 민낯이 드러났다”며 “공무원과 공적 재원을 배우자를 위한 사적 용도로 전락시킨 것은 공권력을 사유화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 부부는 더 늦기 전에 국민 앞에 진실을 고백하고 즉각 책임지기 바란다”고 했다.
이 후보 측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는데, 배씨의 입장이라면서 언론에 문자를 배포했다. 배씨는 입장문에서 “(저는) 경기도에 대외협력 담당으로 채용됐고 수행 비서로 채용된 바 없다”며 “공무수행 중 후보 가족을 위한 사적 용무를 처리한 적 없다”고 했다. 이어 “허위사실 유포로 선거에 개입하려는 시도가 다분하다. 좌시하지 않겠다”며 “수사 과정에서 사실 관계가 명확히 밝혀질 것”이라고 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달 27일 “이 후보가 경기지사로 재임하는 동안 아내 김혜경씨가 5급 사무관을 수행비서로 채용했다”며 이 후보와 김씨, 수행비서로 지목된 배씨를 검찰에 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