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대통령 후보 간 설 연휴 양자토론 개최를 하루 앞둔 30일 토론회 방식 등 세부사항을 놓고 막판까지 실랑이를 벌였다. 31일 개최키로 한 토론회가 무산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이날 양자토론에 반대하는 철야농성에 돌입했다.
국민의힘 성일종 TV토론협상단장은 이날 밤 9시30분쯤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대통령 후보를 향해 “대장동 등이 떳떳하다면 당당히 토론장에 나오라”며 과거 이 후보가 자료를 지참하고 토론에 임했던 사진을 공개했다. 성일종 단장은 “민주당 경선 시 이재명 후보는 자료 갖고 토론했다”며 “또 경기지사 후보 시절 TV토론에서 거짓말을 자연스럽게 하신 분”이라면서 “이런 선례가 있기에 증거 자료 지참을 요구하는 것이 과한 요구냐”고 했다. 성 단장은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님 경선시 자료 지참하셨던 증거 보내드린다”며 세 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성 단장은 “회담 재개를 기대하며 의원회관에 대기 중”이라고도 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양자토론의 구체적 방식을 논의하는 실무협상을 벌였다. 민주당은 민생 경제, 외교ㆍ안보, 도덕성 검증을 주제로 토론하자고 제안했고 국민의힘은 주제 제한 없이 자유 토론을 요구하면서 협의는 중단됐다. 이후 이재명 후보가 페이스북에 “원하는 대로 주제 없이, 자료 없이 토론하자”는 추가 입장을 밝혔으나 국민의힘은 대장동 개발 특혜 개발 의혹과 관련한 자료는 지참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맞서면서 협상은 결렬됐다.
민주당의 박주민 방송토론콘텐츠 단장은 협상 결렬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제까지) 윤 후보가 강력하게 요구한 ‘주제 없는 자유 토론’을 이재명 후보가 수용하며 결단했다”며 “(우리가) 자유토론을 수용하니 (국민의힘은) 자료 없이는 토론을 못하겠다며 민주당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맞받았다. 박 단장은 “윤 후보가 원하던 자유토론을 수용한 만큼, 이제는 윤 후보가 결정을 해야 한다”며 “윤 후보와 국민의힘의 입장 변화가 있다는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고 공을 상대 측에 넘겼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거세게 반발했다. 안 후보는 이날 국회 본청 앞에 투명 비닐 천막 텐트를 치고 “저는 정말 절박한 심정으로 이번 대선에 임하고 있다”며 철야 농성을 시작했다. 안 후보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만약 양자 토론을 강행한다면 양자 토론이 끝날 때까지 (철야 농성을) 하겠다”고 했다. 심상정 후보도 양자토론이 “제2위성정당 사태”라며 철야 농성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