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전에 열 것으로 보였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첫 양자 토론이 불발됐다. 양측이 자료반입 허용 여부를 두고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양당 TV토론 협상단장인 민주당 박주민 의원과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은 JTBC ‘뉴스룸’과 인터뷰에서 토론 불발에 대한 책임을 미루며 ‘네 탓 공방’을 이어갔다.
박 의원은 “저희들은 토론일자, 방식, 주제 모든 것을 다 수용했다. 단 하나 요구한 것이 자료 없이 했으면 좋겠다는 부분이었다”며 “그 부분은 애초에 국민의힘에서 먼저 제안했던 내용”이라고 말했다.
이어 “격변과 위기의 상황 속에서 지도자들의 준비된 능력과 자질이 필요하다. 실무진들이 준비해 준 자료 없이 어떤 질문과 답변도 못 한다거나, 아니면 그런 것도 없이도 충분히 능히 국정을 논할 수 있다는 것들도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될 수 있다”며 “그런 생각에서 이왕이면 자료 없이 정정당당하게 그동안 준비해 왔던 것대로 토론을 하자고 했던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자료 없이는 질문하기도 어렵고 답변하기도 어렵다면, 준비돼있는 대선후보라고 보기 어려울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자료를 보고 말하고, 앵무새처럼 이미 준비돼있는 대로만 말하는 것은 준비된 후보자, 정치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 것을 분명하게 드러내려면 자료 없이 토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진짜 본인들이 준비가 돼있다면 사실 자료를 안 가지고 온다는 것이 토론을 거부할 만큼 심각한 사유는 안 될 거다. 후보가 제대로 준비가 안 돼있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대장동 의혹 관련 자료 뿐아니라) 모든 자료를 가져오지 말자고 한 거다”라고 했다.
오는 3일 예정된 4자토론과 관련해서는 “방송사가 주관하는 토론이다보니 저희가 생각하는 조건을 고집할 수만은 없을 거다. 하지만 다른 후보들도 자료 없이 토론하는 것에 문제없다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해 더 얘기해볼 생각은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성 의원은 “박 의원이 얘기한 걸 들어봤는데 정직하게 얘기하길 바란다. 날짜, 시간 모든 걸 양보했다 그러는데 날짜는 31일하고 2월 3일 2개 밖에 없었고, 시간도 7시에서 9시 사이에 하자고 했는데 민주당이 요구해서 6시에서 8시로 얼마든지 협의해서 할 수 있다고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자료 문제인데 정책적 자료는 저희가 안 갖고 들어간다고 얘기를 했다. 그러나 범죄 혐의와 관련돼 있는 자료들은 증거로 제시하기 위해 갖고 가겠다고 요구한 것”이라고 했다.
성 의원은 “참 유치한 일이다. 자료가 있으면 어떻고 없으면 어떤가. 이 후보도 그동안 자료를 갖고 나갔었고, 모든 토론에서 다 쓰는 아주 일반적인 양식”이라며 “마치 윤 후보가 토론을 못 하는 것처럼, 피하는 것처럼, 국가 경영 준비가 안 된 사람처럼 프레임을 씌우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