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후보. /조선일보 DB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설 연휴 동안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추가 배치 문제를 놓고 정면 충돌했다. 북한이 지난달 30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2형을 시험 발사한 데 따른 것이다. 윤 후보는 북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에 대한 대응책으로 사드 추가 배치를 공약했고, 이 후보는 “사드 추가 배치는 무책임하다”며 반대했다.

북한은 설 연휴 중인 지난달 30일 올 들어 7번째로 미사일을 쐈다.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은 아니었지만, 미국 등 국제사회를 겨냥해 ‘레드라인’에 가까운 도발로 해석됐다. 이에 윤 후보는 그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드 추가 배치’라는 한 줄 메시지를 올렸다. 윤 후보는 설 당일인 1일엔 인천 강화평화전망대를 찾아 “사드를 포함한 중층적 미사일 방어망을 구축해 수도권과 경기 북부 지역까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확실히 지키겠다”며 “우리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에서 저를) 전쟁광이라고 얘기하는데,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임무”라며 “사드는 공격용 무기가 아니다. 방어용 무기 구축을 전쟁광이라 표현하는 건 안보를 포기한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도 ‘사드 추가 배치는 필요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며 “미국 측도 필요 없다는 사드를 중국의 보복을 감수하며 추가 설치하겠다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했다. 그는 “전쟁이 나면 죽는 건 청년들이고, 군사 긴장이 높아지면 안 그래도 어려운 경제는 더 악화한다”며 “전작권 환수는 반대하면서 선제 타격 주장으로 군사적 긴장만 높이는 건 대통령 후보가 할 일이 못 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페이스북에 “증오 아닌 통합, 전쟁 아닌 평화, 유능한 경제 대통령”이라는 단문 메시지를 올리기도 했다. 이 후보 선대위 직속 평화번영위원회는 “윤 후보는 북한의 도발에 맞장구치는 대국민 안보 사기극을 즉각 중단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