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경기지사로 재직할 당시, 경기도 소속 공무원들이 이 후보 아내 김혜경씨의 개인 심부름을 했다는 보도에 친여 성향의 방송인 김어준씨는 “황제 의전이라고 하는데 지금 나온 기사를 보니, 김혜경씨가 (심부름)그 일을 시켰다는 게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김혜경씨 이혹이 김씨 개인의 문제가 아닌, 공무원 관리·감독 부실 문제라고 지적했다.

방송인 김어준씨/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김어준씨는 3일 자신이 진행하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지금 나온 기사를 보니까 5급 별정직 배모씨가 7급 주무관에게 약 처방과 배달 등을 시켰다는 거다. 그런데 (보도에) 뭐가 없냐면, 김혜경씨가 그 일을 시켰다는 게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혜경씨가 자신이 부릴 수 없는 공무원에게 자신의 사적 심부름을 시킨 줄 알았는데 5급이 7급에게 시켰다는 거 아니냐. 갑질 아니냐. 관리 책임은 물을 수 있을 거 같다”며 “추가 기사가 나오려면 김혜경씨가 그 일을 시켰다는 게 나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기도청 비서실 법인카드로 이 후보 가족을 위한 소고기 등을 구입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앞뒤가 안 맞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이어 “(법인 카드가 허용되는) 시간대를 벗어났을 때 개인카드로 결제했다가 법인카드로 대체했다는 거 아니냐. 그런데 지금 제시된 전표를 보면 개인카드 취소, 법인카드 결제 시간이 딱 붙어 있다. 앞뒤가 안 맞지 않냐. 지금까지 나온 것만으로는 모르겠다. 이건 지켜봐야겠다”고 했다.

개인카드 취소-법인카드 재결제 시간이 ‘딱’ 붙어있다는 김어준씨 주장은 일부 매체 보도 내용과 다르다. KBS 보도에 따르면, 이 후보가 경기지사였던 지난 4월, 도청 총무과 소속 5급 공무원인 배모씨는 비서실 소속 7급 공무원이었던 A씨에게 텔레그램과 전화 등으로 식당에서 소고기를 구매한 뒤, 경기 성남시 수내동 이재명 후보 집에 배달을 하라고 지시했다.

A씨는 먼저 자신의 개인카드로 소고기값을 결제했다. 그리고 다음날 점심 시간 때 다시 식당을 찾아 카드 결제를 취소한 뒤 경기도 법인카드로 재결제했다. 법인카드를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점심시간을 이용한 것이다.

배씨와 A씨의 지난해 3월부터 11월까지 통화 녹음에는 ‘카드 바꿔치기’ 내용이 열 차례 넘게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A씨는 배씨의 지시로 이 후보 장남 이모씨 퇴원 수속을 대리 처리했고, 김혜경씨의 약을 경기도청 공무원의 이름으로 대리 처방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보도에 배씨는 2일 입장문을 내고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 어느 누구도 시키지 않은 일을 A씨에게 요구했다”고 했다. 이어 “이 후보를 오래 알았다는 것이 벼슬이라 착각했고, 이 후보 부부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상식적인 선 넘는 요구를 했다”며 김혜경씨와 무관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리 처방 의혹에 대해서는 “제가 복용할 목적으로 다른 사람이 처방받은 약을 구하려 한 사실을 인정한다”고 주장했다.

김혜경씨도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배씨와 친분이 있어 도움을 받았지만 상시 조력을 받은 건 아니다.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있었다.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다”고 했다. A씨에 대해서도 “얼마나 힘들었을지 생각하니 마음이 아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