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는 3일 배우자 김혜경씨의 공무원 및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 등에 대해 “경기도 재직 당시 근무하던 직원의 일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이 후보는 이날 선대위를 통해 밝힌 입장문에서 “지사로서 직원의 부당 행위를 살피지 못했고, 배우자도 문제가 될 수 있는 일들을 미리 감지하지 못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는 “더 엄격한 잣대로 스스로와 주변을 돌아보려 노력했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모자랐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저와 가족, 주변까지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행동하겠다”고 했다.
앞서 이 후보 경기지사 재직 시 도청 공무원이었던 A씨는 KBS 등 언론을 통해 이 후보 측근인 배모씨의 지시를 받고 약 대리 처방, 음식 배달, 옷장 정리 등 개인 심부름을 했다고 폭로했다. 심부름 중에는 쇠고기를 구매해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이 후보 자택으로 배달하는 일도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또 “도(道) 회계 규정을 피하기 위해 개인 신용카드로 쇠고기 값을 선결제 한 뒤 이튿날 이를 취소하고 도청 법인카드로 재결제하는 편법을 썼다”고도 했다.
이 후보는 “일부 언론에서 부적절한 경기도 법인카드 사용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며 “보도된 내용을 포함해 도지사 재임 시절 부적절한 법인카드 사용이 있었는지 감사기관에서 철저히 감사해 진상을 밝혀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 후보 측은 현재 관련 사안을 경기도 감사관실에 감사 의뢰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이 후보는 “문제가 드러날 경우 규정에 따라 책임지겠다”며 “다시 한번 국민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민주당은 첫 폭로가 제기된 뒤 닷새가 지난 2일까지 “허위 사실”이라고 했지만, 이날 저녁 배씨와 김혜경씨의 사과문을 냈다. 그러면서도 “상시 조력을 받은 것은 아니다” “누구도 지시한 것은 아니고 스스로가 벌인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야당의 의혹 제기와 함께 배우자 김씨를 둘러싼 여론이 급속도로 악화하면서 이 후보 명의로 직접 입장문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후보가 과거 성남시장 시절 공금 횡령 범죄에 대한 강력 대응을 천명한 적도 있어 이른바 ‘내로남불’ 시비를 사전 차단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