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5일 부산 거리 유세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겨냥해 “안보를 이용해 한반도 군사적 긴장을 심화하고, 선제타격을 얘기하고, 중국을 비방해 위기를 증폭해서 자신들의 정치적 이득을 획득하려 하는 안보 포퓰리즘이 나라를 망치는 길”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가 북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에 대한 대응책으로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추가 배치’를 공약한 것을 두고 중국을 비방해 대선 승리를 취하려는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한 것이다. 이는 같은 날 이 후보가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 때 불거진 한복 논란에 대해 중국 정부 책임을 물었던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이 후보는 중국 정부를 겨냥해 “대국으로서 과연 이래야 하냐는 의심이 들 정도로 납득하기 어려운 정책들을 시행하고 있다”며 “문화를 탐하지 말라. 문화공정 반대”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부산 해운대 거리 연설에서 “선거만 되면 북풍이 자꾸 불어서 선거 결과를 뒤집더니 그 맛을 못 잊어서 다시 전술핵 배치, 사드 배치, 선제타격으로 한반도 군사적 긴장을 고조하는 그들을 용서해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후보는 “안보, 평화가 곧 밥이고 경제”라며 “지금 사드 추가 배치한다고 ‘멸콩’ 어쩌고 하면서, 사회주의 국가를 비난하는 바람에 중국에 투자하는 관련 기업들 주가가 폭락하는 것을 아시나. 대체 무슨 짓인가”라고 비판했다. 윤 후보의 사드 추가 배치 공약이 중국을 자극해 결국 한국 기업의 경제적 타격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이 후보 주장이다. 이 후보는 이어 “수도권에 사드를 배치하면 북한 미사일을 막을 수 있나. 북한이 뭐하러 고고도로 쏴서 타격을 가하나”라며 “단거리, 저고도 미사일이 금방 (수도권에) 도달하는데, 왜 쓸데없이 하늘로, 포물선으로 쏴서 사드로 막고 있겠나. 이건 이미 박근혜 정부 때 논쟁이 완료된 일”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겨냥해선 “지금 우리가 반쯤 장난 섞어 이야기하지만 우리의 미래가 대체 어떻게 될 것 같나. 검찰공화국으로 가고 싶은가”라며 “민주공화국으로 가야 한다. 누군가의 보복 감정을 만족시키려고 우리의 삶, 여러분 자녀들의 삶을 포기할 것인가”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엔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 때 한복 논란을 일으킨 중국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 후보는 이날 경남 창원 현대로템 공장에서 지역 공약을 발표한 뒤 “축제의 시간을 문화공정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지 않나 하는 일각의 시각에 중국 정부는 답해야 한다”며 “(과거 역사공정에 이어) 최근 다시 문화공정이라는 우리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대국으로서 과연 이래야 하냐는 의심이 들 정도로 납득하기 어려운 정책들을 시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 후보는 전날 페이스북에 “문화를 탐하지 말라. 문화공정 반대”라고 적은 바 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선 ‘멸공’(滅共·공산주의를 멸망시킨다) 논란을 일으켰던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이야기를 꺼내들었다. 이 후보는 “제가 만나본 정용진 부회장은 공사가 분명하고 현명한 분이었기에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했다. 정 부회장이 현 정부의 친북·친중 행보에 대한 우회적 비난으로 ‘멸공’ 단어를 사용했는데, 이 후보는 정 부회장이 더 이상 멸공 논란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