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장남 이모(30)씨가 과거 군 복무 중 인사 명령 없이 성남 국군수도병원에 장기간 입원했다는 ‘특혜 입원’ 의혹과 관련, 이씨가 병원에 입원하고 한 달 이상 지난 뒤 이씨 소속 부대가 입원을 위한 인사명령서 발급을 상급 부대에 요청한 것으로 6일 전해졌다. 군 병원 입원을 위해서는 소속 부대장의 인사 명령이 선행돼야 하는데 입원부터 먼저 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이 공군에서 제출받은 자료 등에 따르면 이씨가 속해 있던 공군 기본군사훈련단은 2014년 9월 4일 상급 부대인 공군 교육사령부에 ‘인사명령(병) 발령(전속·입원) 및 전공사상 심사 상신’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냈다. 이씨를 국군수도병원에 입원시키기 위한 인사명령을 내달라는 요청 공문을 올린 것이다. 그러나 이 공문에는 ‘2014. 7. 29부’라면서 이씨가 2014년 7월 29일부터 이미 이 병원에 입원 중인 것으로 나온다. 이씨가 입원한 지 한 달이 지나고 나서야 뒤늦게 ‘이씨의 입원을 허가해달라’는 요청 공문이 작성된 것이다. 박 의원은 “인사 명령도 없이 입원부터 하는 ‘특혜’가 주어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공군 교육사령부는 기본군사훈련단의 요청 공문에 회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이씨에 대한 인사명령서가 발급되지 않은 것이다.
이에 대해 공군 관계자는 “인사 명령 요청서와 함께 제출해야 하는 심사 결과가 늦게 나오면서 공문 요청이 전체적으로 늦어졌다”며 “교육사령부가 기본군사훈련단에 회신하지 않은 이유는 담당자의 실책”이라고 했다. 이 후보 측은 당초 ‘특혜 입원’ 의혹이 불거지자 장기간 입원한 사실을 인정하며 “인사명령서를 공개하겠다”고 했다가, 지난 5일 “군의 실수로 서류가 누락됐다”며 인사명령서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이날 “입·퇴원 과정은 정상적이었고 아무런 특혜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했다.
한편 이씨가 국군수도병원에서 입·퇴원한 이듬해인 2015년 성남시는 국군수도병원을 포함하는 국군 의무사령부 전체 부지(38만㎡·약 11만 평)의 용도를 2단계 상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이 박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의무사령부는 2015년 1월 성남시에 “국군중증외상센터를 신축하고 응급환자지원센터를 증축하기 위해 보전녹지지역(용적률 50~80%)에서 자연녹지지역(용적률 50~100%)으로 용도 변경을 요청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고, 성남시는 2015년 11월 용도 변경을 결정했다. 당시 인허가권자는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후보였다.
박수영 의원은 “요청 공문을 뒤늦게 올린 것도 문제지만 결국 상급 부대에서 인사명령이 허가되지 않았다는 것은 군 최고 시설을 갖춘 수도병원에 갈 만큼 이씨의 부상 정도가 심각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인사명령 없는 특혜 입원’이라는 의혹의 핵심은 여전혀 해소되지 않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