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중국대사관이 8일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 ‘한복 논란’과 관련한 입장문을 내고 “‘문화 공정’ 문화 약탈’이라는 말은 전혀 성립될 수 없다”고 했다. 올림픽 개막식에 한복을 입은 여성이 조선족을 대표해 중국 오성홍기를 전달하는 중국 56개 민족 대표 가운데 하나로 등장한 뒤 국내에서 반발이 고조되자 이런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됐다. 중국대사관은 ‘한복’ 표현을 쓰지 않고 ‘중국 조선족 의상 관련 문제에 대한 입장’이라고 지칭했다. 조선족 복식 차원에서 등장한 의상이라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중국대사관은 입장문에서 “중국의 각 민족 대표들이 민족의상을 입고 국제 스포츠 대회와 국가 중대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그들의 바람이자 권리”라며 “중국 조선족과 한반도 남북 양측은 같은 혈통을 가졌으며 복식을 포함한 공통의 전통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전통문화는 한반도의 것이며 또한 중국 조선족의 것”이라며 “양국이 함께 노력해 각 분야에서의 협력을 심화하고 양국 국민 간의 우호 감정을 촉진해 양국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발전시켜 나가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날 주한 미국대사관은 트위터에 “우리는 전통 한국 문화 경험을 사랑한다”는 글과 함께 크리스 델 코르소 주한 미 대사 대리가 한복을 입고 운현궁을 둘러보는 사진을 공개했다. 미 대사관이 올린 사진에는 코르소 대사 대리가 한복과 갓을 착용하고 전통 부채를 들고 있다. 코르소 대사 대리 옆에는 ‘한복 인플루언서’인 유미나씨가 전통 한복을 입은 채 나란히 서 있다. 코르소 대사 대리도 자기 트위터에서 같은 사진을 공유하면서 “태극기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라며 “김치, K팝, K드라마…, 한복은 말할 것도 없죠”라고 썼다. 중국이 한복을 자국 문화로 전유하려 한다는 국내 반발이 거세지자 미 대사관 측이 이에 맞춰 ‘뼈 있는 글을 남긴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