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2020년 부산고등·지방 법원을 찾아 한동훈 당시 부산고검 차장검사와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최측근으로 꼽히는 한동훈 검사장에 대해 “중요한 자리에 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벌써부터 측근 챙기기냐?”라고 반발했다.

윤석열 후보는 9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동훈 검사장에 대해 “거의 (외압에도 정권에 대한 수사를) 독립운동처럼 해온 사람”이라며 “(한 검사장이) 중앙지검장이 되면 안 된다는 얘기는 일제 독립운동가가 정부 중요 직책을 가면 일본이 싫어하기 때문에 안 된다는 논리랑 똑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내가 중용하겠다는 얘기가 아니라 검찰 인사가 정상화되면 굉장히 유능하고 워낙 경쟁력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시스템에 따라 각자 다 중요한 자리에 갈 거라고 판단된다”라고 했다.

윤 후보는 또 집권 시 문재인 정권을 겨냥한 적폐청산 수사를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해야 한다”면서도 “대통령은 관여 안 한다”라고 했다.

여권에서 윤 후보가 집권하면 측근 검사들을 요직에 기용해 검찰 공화국을 만들 것이란 우려를 제기한다는 질문에는 “그건 프레임”이라며 “지금 민주당 정권이 검찰을 이용해 얼마나 많은 범죄를 저질렀느냐”라고 반문했다.

윤 후보는 이어 “검찰 공화국 같은 소리 하지도 말라. 검찰총장을 수사도 못 하게 직무 배제하고 총장을 무슨 파출소 수사관만도 못하게 짓밟은 사람이 누구냐”라며 “대통령이나 법무부 장관이 눈만 한번 바로 뜨면 밟히는 데가 검찰인데 민주당 정권 사람은 검찰 공화국이란 말을 입에 담을 자격이 없다”고 했다.

고용진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은 이 같은 인터뷰 내용에 대해 “윤석열 후보는 측근을 미화하기 위해 독립운동가를 모욕하지 말라”라고 했다.

고용진 대변인은 “어디 빗댈 데가 없어 독립운동가에 빗댄다는 말인가? 검찰 사무를 주권 잃은 나라를 위해 목숨까지 희생하신 독립운동가들에 빗대다니 경악스럽다”라며 “독립운동을 위해 피땀 흘린 모든 분들에 대한 모욕을 당장 철회하기 바란다”라고 했다.

이어 “더욱이 한 검사장은 윤석열-김건희 가족과 친분이 매우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건희씨는 녹취록에서 한 검사장에게 비밀리에 사건을 청탁했다고 자백했다”라며 “‘한동훈 (검사장)하고 연락을 자주 하니 제보할 것이 있으면 대신 전달해주겠다’고 한 녹취록의 대목은 검찰 고위직에게 단순한 친분 이상의 영향력을 행사해왔음을 암시한다”라고 했다.

고 대변인은 “지난 검언유착 사건 당시 4개월 동안 9번 전화 통화를 했고 무려 332차례의 카톡을 주고받았다는 사실도 드러났다”라며 “한 검사장이 배우자 김건희씨와 수백건의 카톡을 주고받을 정도로 친분이 두터워서 절대 신임하는 것인가? 아니면 김건희씨의 사건 청탁의 대가로 독립운동가라고 칭송하고, 중앙지검장등 검찰 고위직 자리를 약속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는 독립유공자 폄훼에 대해 사과하고, 측근 기용 공약을 철회하기 바란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