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김의겸, 최강욱 등 청와대 출신 더불어민주당 의원 20명은 10일 긴급성명을 통해 “대선 승리로 문재인 대통령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적폐청산’ 발언을 한 것에 대해 “현 정부를 근거 없이 적폐 수사의 대상·불법으로 몬 것에 대해 강력한 분노를 표하며 사과를 요구한다”고 했다.
대선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 현직 대통령이 제1야당 대선후보를 공개 비판하고 나선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윤석열 후보가 현직 대통령을 수사하겠다며 정치 보복을 공언했다. 한국 정치사에 처음 있는 망동”이라며 “무엇이 적폐인지 적시하지 않았다. 왜 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해야 하는지 이유도 없다. 그저 검찰 국가를 만들겠다는 비뚤어진 욕망과 ‘문재인 정부가 싫다’는 게 ‘정치보복’의 유일한 근거이자, 명분이다”라고 했다.
의원들은 “왜 검찰주의자가 대통령 후보로 나서면 안 되는지를 명징하게 확인하는 위험천만한 사고방식의 표출”이라며 “아직 후보에 불과한 사람이 벌써 대통령이라도 된 듯 권력기관에 ‘수사 지시’를 하고 있다. 일종의 ‘검찰 쿠데타’를 선동하는 것이다. 이쯤이면 대통령 후보 자격이 없다”라고 했다.
이어 “윤석열의 망발은 대한민국을 ‘검찰 국가’로 만들겠다는 다짐이다. 무엇을 수사하겠다는 것인지도 없는 ‘묻지 마 수사’ 공언은, 없는 죄를 만들겠다는 노골적인 공언이자 국민을 향한 겁박”이라며 “국민 위에 군림해, 대한민국 유일의 심판자가 되겠다는 ‘전두환 따라 하기’ 망상이다. 나아가 이번 발언은 자신의 정치보복을 위해 검찰 권력을 사유화하겠다는 민주주의 후퇴 선언이다”라고 했다.
의원들은 “이런 사고방식의 소유자가 제1야당의 대통령 후보라는 사실은 충격 그 이상이다. 함께 정치적 경쟁의 현장에 있다는 사실 자체로 비참하고, 민주주의 역사 앞에 부끄럽다”라며 “우리는 정치보복이 불러온 가슴 아픈 순간을 아직 생생하게 기억한다. 2009년 5월 그날(노무현 서거)의 아픔은 많은 국민들에게 여전히 아물지 않은 상처다. 그런 비극을 다시 반복하겠다고, 지금 윤석열 후보가 공언하고 있다. 또다시 정치보복의 슬픈 역사를 국민들께서 지켜보며 피눈물 나도록 하는 것이 윤석열이 꿈꾸는 검찰 공화국이고, 대한민국의 내일인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보복이 난무하는 세상, 없는 죄도 만드는 검찰 공화국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막을 수 있는 길은 오직 하나, 오는 3월 9일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라며 “검찰 쿠데타로부터 대한민국과 대통령을 지키고자 한다. 국민 여러분께서 함께 해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린다”라고 했다.
윤 후보는 앞서 한 언론 인터뷰에서 집권 시 문재인 정권을 겨냥한 적폐청산 수사를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해야 한다”면서도 “대통령은 관여 안 한다”라고 했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사과를 요구한 것에 대해 “윤석열 후보 사전에 정치보복이란 없다”라며 “윤 후보는 ‘정치보복’을 하겠다고 말한 적이 없고, 국민적 요구 역시 권력이 힘으로 덮은 수많은 대형비리 사건을 그냥 넘어가지 말라는 것이다. 대통령과 민주당은 아무런 근거도 없이 야당 대선후보에게 억지 사과를 요구한 행태에 대해 정중히 사과하기 바란다”라고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9일) 언론 인터뷰에서 여권이 윤석열 후보의 ‘적폐청산’ 발언에 반발하고 있는 것과 관련 “왜 발끈하는지 모르겠다”라고 했다.
이 대표는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적폐청산 하겠다 그러면 가장 기분 나빠할 사람들이 누구냐 하면 적폐들”이라며 “그러니까 이때는 오히려 발끈하지 않는 게 상책인데 왜 발끈하는지 모르겠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