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지난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 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에서 인사를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뉴스1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야권 단일화를 제안한 데 대해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안 후보가 단일화 주제를 꺼낸 것은 스스로 단일화 압박에 시달리니까 ‘내가 주도권을 잡고, 나로선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15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그 연장선에서 만약에 단일화가 안 돼도 오로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책임이고, 내가 불성실한 건 아니다(라는 것)”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혹시라도 (안 후보가) 원하는 대로 단일화가 되면, 요행수로라도 후보가 될 여지도 없지 않다는 판단을 할 수 있다”며 “후보들의 여론조사를 보면 순위는 이미 고정화 돼 있는데, 동메달이 금메달을 뺏을 방법을 생각하는 것 같다. 만약에 이것을 관철시킨다면 한번 기회가 올 수 있다는 그런 요행수”라고 했다.

이어 “마지막으로 정말 더한 것은 단일화 화두를 꺼냄으로써 사실상 자신이 보수후보라는 입장을 굳힌 걸로 보인다는 것”이라며 안 후보가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TK) 지역을 찾아 표심 공략에 나선 것도 그런 차원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안 후보는 나름대로 자신 입장에서 말씀하셨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어쨌든 단일화라는 주제를 꺼낸 것만 해도 진일보 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안 후보가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를 고집하는 것에 대해 “단일화를 성사시키려면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는 불가능하다고 본다. 이미 다 끝났는데 굳이 여론조사를 왜 하나. 요행수를 바라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그는 “불공정한 룰을 들고 나오는 거다. 이미 결정돼 있는데 그걸 어떻게든 뒤집어볼 수 있는 방식으로, 그러니까 혹시라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자의 지지자들이 안 후보를 선택하는 경우 이길 수 있다는 것”이라며 “그렇게 해서 이긴들 본선에서는 어떻게 되겠는가. 유권자 선택을 다른 지수를 통해서 바꾸려고 하는 것은 굉장히 불공정한 시도”라고 했다.

한편 안 후보는 지난 13일 온라인 기자회견을 통해 여론조사를 통한 야권 후보 단일화를 제안했다. 국민의힘은 역선택을 우려하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고, 윤 후보도 “고민해보겠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고 했다.

이에 안 후보는 단일화 관련 입장을 직접 밝히라고 윤 후보를 압박하고 나섰다. 안 후보는 14일 국민의당 대구시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후보 단일화 방법에 대해선 윤 후보가 직접 답해야 한다”고 했다. 또 국민의당 이태규 총괄선거대책본부장도 “내일 모레쯤이면 (국민의힘이) 단일화에 진정성이 있는지 없는지, 그런 의사가 있는지 없는지 결국 판단해볼 수 있지 않겠나.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