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대통령 후보 측은 14일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향해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 수용을 거듭 요구했다. 안 후보 측은 “윤 후보가 2~3일 안에 결론을 내지 못하면 단일화 의사가 없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반면 윤 후보 측은 “통 큰 단일화가 필요하다”며 안 후보 양보를 통한 단일화를 요구했다. 야권에서는 “양측이 단일화 방식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지만, 두 후보가 전격적으로 만날 가능성도 있다”는 말이 나온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지난 1월 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22 중소기업인 신년인사회에 참석하고 있다./뉴시스

국민의당 이태규 총괄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윤 후보가 안 후보의 여론조사 단일화 경선 제안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만 밝혀주면 그거로 단일화의 진정성을 판단해 보겠다”며 “아무리 길어도 2~3일 안에 할지 안 할지 결정을 못 한다면 의사가 없다고 봐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윤 후보가 빨리 직접 나서란 뜻이다. 안 후보도 이날 대구 지역 기자간담회에서 “윤 후보가 진정 정권 교체를 원하고 진정성이 있다면 제안(여론조사 경선)을 수용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당 회의에서 “지금은 통 큰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여론조사로 단일 후보를 결정하면 여권 지지층의 이른바 역선택이 우려돼 수용하기 어렵다는 취지였다. 권 본부장은 그러면서 “정권 교체를 이룰 가장 확실하고 바른 길이 무엇인지 안 후보가 헤아려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안 후보의 양보를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윤석열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여론조사 단일화 관련 질문에 “더 드릴 말씀은 없다”고 했다. 윤 후보는 전날 안 후보 제안을 “긍정 평가한다”고 했지만 여론조사 경선에 대해서는 “아쉬운 점이 있다”고 했다.

양측이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자 윤·안 후보가 전격적으로 면담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야권 관계자는 “윤 후보는 정권 교체를 위해 야권 통합이 필수적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고, 안 후보도 단일화 이슈를 계속 끌고 가기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며 “어느 한 쪽이든 마음만 먹으면 직접 소통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