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15일 자기가 제안한 ‘여론조사 단일화 경선’과 관련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게 “빨리 답을 달라”고 했다. 윤 후보 측은 이날도 “여론조사 경선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양측 인사들이 물밑 접촉을 이어가며 해법을 모색하는 정황도 감지됐다. 야권 일각에서는 “윤 후보가 안 후보가 내세운 정책 비전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식으로 협상의 물꼬를 틀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 나왔다. 한 야권 관계자는 “안 후보가 내세운 ‘부민강국(富民强國·풍요로운 국민이 강한 나라를 만든다)’ 비전을 윤 후보가 수용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공동 정부 구성에 양측이 합의하면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다는 아이디어가 두 후보 측 인사들 사이에서 거론된다”고 전했다. 다만 아직 윤·안 후보 차원의 소통이나 교감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 후보는 이날 경북 구미에서 ‘단일화와 관련해 윤 후보 측에서 연락 온 것이 있느냐’는 기자들 물음에 “지금도 답을 기다리고 있다”며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윤 후보가) 결심을 밝혀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앞서 안 후보는 지난 13일 윤 후보에게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를 하자고 공개 제안했다. 이 제안 3시간여 뒤 윤 후보는 여론조사 경선에 대해 “고민해보겠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고 했다. 이후 윤 후보의 침묵이 길어지자 안 후보 측 핵심 인사는 “윤 후보가 하루 이틀 새 빨리 입장을 안 밝히면 단일화 결렬을 선언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다만 양측 간에 단일화 돌파구를 찾기 위한 물밑 접촉도 이어지는 분위기다. 야권 관계자는 “양측 참모급 인사들 사이에서 윤 후보가 안 후보의 정치·노동·연금 개혁 방안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집권 후 ‘공정 사회’ 구현과 ‘부민강국’ 달성을 분담하는 가치 연대에 합의하는 방안이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얘기가 오가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안 후보는 선거 캠페인 과정에서 부민강국을 자주 언급했다. 이를 정부 운영과 연결해보면 산업·중소기업·과학기술 등과 관련한 국정 운영에서 안 후보 리더십을 윤 후보가 인정하는 데서 연대 논의를 출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야권에서 거론된다는 것이다. 일부 야권 인사는 “윤·안 후보가 국가 비전에 합의할 경우 여론조사 경선을 실시할 것이냐 문제가 의외로 해결책을 찾을 수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