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16일 만났다. 전날 선거 유세 버스에서 숨진 국민의당 당원 빈소를 윤 후보가 조문하면서 만남이 성사됐다. 안 후보가 지난 13일 윤 후보에게 후보 단일화를 공개 제안한 이후 사흘 만이다. 회동 후 윤 후보는 기자들에게 “취재진이 추측하는 이야기는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양측 관계자들 사이에선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된다”는 말이 나왔다. 양측 사이에선 물밑 접촉이 계속되고 있어 이르면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초 국면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윤 후보는 이날 강원 원주에서 유세 일정을 마치고 오후 8시 30분 충남 천안 단국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국민의당 당원 빈소를 찾았다. 윤 후보는 유족들을 위로하고 빈소 테이블에서 안 후보와 단둘이 마주 앉아 25분 정도 대화를 나눴다. 윤 후보는 안 후보와 만난 후 기자들에게 “함께 경쟁하는 안 후보께 안타깝고 불행한 일에 대해 인간적인 면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마음의 위로라도 드렸다”라고 말했다. 그는 “취재진이 추측하는 이야기는 나누지 않았다”고 했다. 후보 단일화 관련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다는 취지다.
다만 양측 관계자는 “회동 분위기가 괜찮았다”고 전했다. 한 관계자는 “조문 자리에서 단일화 이야기를 꺼내는 건 예의가 아니지 않으냐”라면서도 “다만 윤 후보가 시간을 내 빈소를 찾고 안 후보가 윤 후보를 빈소에서 맞이한 것은 긍정적인 신호”라고 했다. 양측 단일화 논의 사정을 아는 한 인사는 “양측 간 물밑 접촉이 이뤄지고 있고 두 후보도 이날 만남을 긍정적으로 여기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양측의 주요 인사들 사이에선 “윤·안 후보가 국가 정상화와 부민강국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연대에 공감대를 이룰 경우 여론조사 경선 문제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는 말도 나온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도 서울에서 유세 일정을 마치고 오후 9시 30분 빈소를 찾았다. 수행원 없이 홀로 빈소를 방문한 이 후보도 안 후보와 마주 앉아 20분가량 대화를 나눴다. 이 후보는 ‘안 후보와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느냐’는 기자들 물음에 답하지 않고 빈소를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