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제20대 대통령 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15일 부산 북구 구포시장 앞 거리에서 시민들에게 윤석열 대선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제안한 여론조사를 통한 야권 단일화에 대해 “그에 대해선 우리 후보가 굉장히 확고한 (반대)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1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그런 방식의 단일화 시한은 이미 한참 지났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선거를 20일 가량 앞둔 상황에서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에 대한 협상이나 대화가 길게 오가게 되면, 국민들이 우리 후보의 정책이나 비전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든다”며 “아무리 지지율 격차가 난다고 하더라도 이긴다 진다의 문제보다 숫자가 얼마 나왔느냐도 정치인들의 행보에 영향을 준다. 그렇기 때문에 유리한 룰을 세팅하기 위해 지리한 협상이 이어지는 것이 관례이기 때문에 그런 것을 좀 피하고 싶다”고 했다.

진행자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안 후보의 제안에 대해 ‘고민해보겠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해 “왜 우회적 표현을 썼나. 차라리 못 박는 게 더 생산적이지 않나”라고 묻자, 이 대표는 “저만 세게 말하면 되지 뭐 후보가 그렇게 (할 필요가 있겠나)”라고 답했다.

이 대표는 “아무래도 안 후보가 지금까지 정치활동을 하시면서 굉장히 반복되는 행동들을 많이 보여오셨다”며 “단일화에 대해서도 본인이 적극적으로 거부한다는 의사 메시지를 내셨지만 결국 상황이 안좋아지면 본인이 먼저 입장을 뒤집어 제시할 것이라고 봤는데 그런 상황이 그대로 일어났다”고 했다.

그는 “총리나 장관 이런 것들은 저희가 먼저 제시할 수는 없지만, 만약에 나중에 배려가 있다고 하더라도 안 후보의 정치적 위상에는 별로 도움이 안 된다”며 “정치적 지도자의 위상은 선거에서 본인의 세력을 이끌어서 생각을 같이 하는 사람들과 함께 당선되는 것이 보통 중요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렇기 때문에 저는 안 후보가 그런 세력을 확보하는 방안에 대해선 본인 나름의 시나리오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통합해 통합정당의 당권을 맡는 시나리오도 가능한가’라는 질문에는 “현실적이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실제로 그런 제안이 선거 전에 나온다면 대중이나 당원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모르겠습니다만 만약에 그런 의도가 있다면 안 후보 측에서 그걸 저희에게 이야기해야할 것”이라며 “저희 당헌당규상 그런 절차가 따로 있지는 않다”고 했다.

진행자가 ‘검토할 용의는 있는가’라고 묻자 “만약에 협상이나 가능하다면 모르겠지만 지금 여러 차례 말했던 것처럼 협상의 단계는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안 후보는 지난 13일 온라인 기자회견을 통해 여론조사를 통한 야권 후보 단일화를 제안했다. 국민의힘은 역선택을 우려하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고, 윤 후보도 “고민해보겠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