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웅 광복회장이 16일 비자금 조성 의혹 등으로 불명예 퇴진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와의 석달 전 면담이 재조명받고 있다. 당시 이 후보는 김 회장에게 “존경하고 있다”며 “내 마음의 광복형”이라고 했다. 야당은 이 후보가 김 회장 관련 의혹에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점을 들어 “왜 이 후보는 김 회장의 파렴치한 범죄의혹에 침묵하는가”라고 했다.
이 후보는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후인 지난해 11월 1일 광복회를 찾아 김원웅 회장과 면담했다. 당시 김 회장은 “친일(親日) 반(反)민족 족벌 언론이나 친일에 뿌리를 둔 정치 세력들이 색깔론으로 비판할 때 위축되지 말라”고 격려했다. 이 후보는 논란이 됐던 점령군 발언을 언급하며 “그때 빨갱이로 몰렸다”며 맞장구를 쳤다. 또 면담 후에는 기자들과 만나서는 “김 회장을 존경하고 있다”며 “내 마음의 광복형”이라고 했다.
이후 김 회장이 독립유공자 후손에게 장학금을 주겠다며 국회에서 운영해 온 카페(헤리티지1919) 수익금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이 알려졌고, 국가보훈처 감사 등을 거쳐 결국 회장직을 사퇴하기에 이르렀다. 여권에선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이 “배신당한 기분”이라며 김 회장을 비판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이나 이 후보는 이와 관련해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야당은 “이 후보가 김 회장의 범죄 의혹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김병민 대변인은 15일 논평에서 “아직도 김원웅 회장을 존경하고 광복형으로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남아 있는 것은 아닌가” “적폐와 불의에 대해 애써 모른 척하고 있는 것인가”라고 했다. 이어 “이 후보는 비겁한 침묵을 깨고 사법 정의 구현을 위해 정치인으로서 최소한의 책임을 다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