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아이스링크장 앞.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유세차량에 자칭 더불어민주당 당원이라는 여성이 올라와 마이크를 잡았다. 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목도리를 한 이 여성은 이재명 민주당 후보 지지자들이 이 후보를 비판해온 이들을 상대로 고발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이것이 사실이라면 표현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고 했다.

자칭 민주당 당원이라는 여성이 17일 오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유세차량에 올라가 연설하는 모습/온라인 커뮤니티

온라인상에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이 여성은 “민주당에는 너무 억울한 일이 많다. 민주주의가 사라져버린 이 정당의 실상을 알리고자, 저의 동지를 지키고자 이 자리에 왔다”고 했다.

이어 “고발 당한 분들은 이재명을 반대하는 글을 썼거나, 이재명을 비판하는 현수막을 만든 분들이다. 심지어 현수막을 만드는 데 보태라고 후원금을 보내주신 분까지 조사받고 있다. 대부분 무혐의로 종결됐고, 처벌받은 일부도 욕설에 의한 경범죄 정도다”라며 “이재명을 비판하려는 사람들에게 겁을 줘서 아무 말도 못 하게 하려는 거다. 이 문제에 대해 민주당에 수없이 외쳐봤지만 아무런 대답도 받을 수 없었다”고 했다.

여성은 “저는 지금 누군가를 떨어뜨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런 일이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는 공익을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저를 포함한 많은 민주당 당원들은 지난 몇 년 간 윤석열 후보를 비판해 왔다. 때로는 모욕적인 언사도 서슴치 않았다. 하지만 윤 후보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고소나 고발을 당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 없다”며 윤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2022년 2월 17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서울 서초구 서초동 고속터미널 앞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이덕훈 기자

또 가수 안치환씨가 윤 후보 아내 김건희씨의 외모를 마이클 잭슨에 빗댄 노래를 발표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이 여성은 “저는 눈 성형 두 번, 코 성형 두 번 했다. 성형이 죄냐. 안치환 가수님, 성형인이라 죄송하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이경 대변인, 제가 성형을 해도 마이클 잭슨 같지 않아 죄송하다”고 말했다. 앞서 이경 대변인은 15일 한 방송에서 안씨의 신곡 ‘마이클 잭슨을 닮은 여인’에 대해 “저 같으면 그렇게 기분 나쁘지 않을 거다. 위대한 뮤지션에 비유해 준 것은 오히려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18일 페이스북에 “이것(여성의 주장)이 만약 사실이라면 표현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다”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과거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의 민주당에서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었겠냐. 다른 생각을 포용하지 못하고 있는 민주주의가 사라진 민주당의 현재 모습이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저 윤석열은 비판과 쓴소리에 늘 귀기울이겠다.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항상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