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후보가 광주광역시에 복합 쇼핑몰이 없다는 것을 지적하면서 복합 쇼핑몰 유치가 광주 여론의 화두로 떠올랐다. 윤 후보가 인구 144만에 달하는 광주 내 복합 쇼핑몰의 부재(不在)를 민주당이 호남에서 장기 집권하면서도 호남 경제의 발전에는 소홀했다는 주장의 근거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민주당 광주시당은 윤 후보의 발언을 “지역 비하”라고 비판했다가 광주시민들의 반발에 직면하자 “쇼핑몰 유치에 반대한 적은 없다”고 한발 물러섰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1일차인 16일 광주 광산구 송정매일시장에서 거점유세를 하고 있다. /2022.02.16 남강호 기자

윤 후보는 16일 “광주시민들이 다른 지역에는 다 있는 복합 쇼핑몰을 아주 간절히 바라고 있는데 유치를 민주당이 반대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은 입만 열면 광주·전남을 발전시키겠다고 했지만 광주 GDP가 전국에서 꼴등”이라며 “민주당의 수십 년에 걸친 지역 독점 정치가 지역민들에게 한 게 무엇이냐”고 했다. 민주당 광주시당위원장인 송갑석 의원은 같은 날 오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광주의 지역 경제를 떠받치고 있다”며 “광주 전통 시장 상인들 앞에서 복합 쇼핑몰 유치를 말하는 윤 후보는 몰염치하다”고 했다.

그러자 송 의원 블로그에는 광주시민들의 비판 댓글이 300여 개 달렸다. “그동안 민주당이 엎어버린 쇼핑몰 사업이 몇 개인 줄 아느냐” “광주에 쇼핑할 곳이 없어서 대전·서울까지 원정 쇼핑을 간다” 등이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광주시민이 원하는 것에 정당이 맞서면 광주 주민은 그들을 심판할 권리가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17일 오전에는 광주 지역 방송사들에 복합 쇼핑몰 유치에 관해 TV 토론을 열어달라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송 의원은 하루 만인 17일 오후 “복합 쇼핑몰 유치에 반대한 적이 없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그는 “과거에 복합 쇼핑몰이 무산된 것은 주변 상인과 시민사회의 반대와 불안감을 충분히 해소하지 못해 사업주가 스스로 철수했기 때문”이라며 “지역 상권과의 상생을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 대표의 토론 제안에는 “지금은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을 논할 때이지 복합 쇼핑몰을 논할 때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는 지난 대선 민주당 후보 경선 때인 2017년 2월 광주를 찾아 “도심에 만들어지는 대형 쇼핑몰은 정책적으로 막는 게 맞는다”고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