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가 경기지사를 할 때 경기도 산하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이 후보 자택(아파트) 옆집을 전세로 임차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은 이 집이 이 후보 대선 준비 공간으로 활용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전세 계약 당시 GH 사장은 이 후보 측근이었고, 이 집 주인은 경호 용역업체 대표 출신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에선 경기도 공무원 배모씨가 도청 행사 명목으로 소고기와 초밥, 닭백숙 등을 대량 구매해 이 후보 자택으로 배달시킨 것과 연결 지어 옆집이 이 후보 경호 인력 숙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본부-원내지도부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2.17/뉴스1

GH는 2020년 8월 성남 분당구 수내동 아파트 1채(200.66㎡·61평)를 보증금 9억5000만원에 2년간 전세를 냈다. 그런데 이 집은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 후보 자택 바로 옆집이었다. 전세 계약 당시 GH 사장은 이헌욱씨다. 이씨는 이 후보가 성남시장을 하던 2015년 성남 FC·주빌리은행 고문 변호사 등을 지낸 인사다.

이런 정황을 들어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17일 “GH 사장이 이 아파트를 불법 사용하면서 수내동 그림자 대선 조직으로 은밀하게 대선 준비를 한 것 아닌지 의심된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경기도 공무원 배씨가 도(道) 법인카드로 초밥(10인분)과 샌드위치를 많게는 30인분까지 이 후보 자택으로 배달시킨 점도 의심스럽다고 했다. 배씨는 닭백숙과 베트남 쌀국수도 배달시켰다. 상식을 벗어난 음식량 때문에 온갖 추측이 나왔는데, 옆집 GH 직원들용일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GH 관계자는 이 아파트에 대해 “원거리 출퇴근이 어려운 신입 직원 관사”라며 “실제로 직원 네 명이 합숙소로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이 후보 측도 선거 준비 공간으로 쓰인 것 아니냐는 국민의힘 의혹 제기에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했다. 민주당 선대위는 입장문에서 “이 후보와 선대위 모두 GH 합숙소에 대해 알지 못하며 GH 직원 합숙소는 100개가 넘는다고 한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에선 이 후보 ‘옆집 주인’ 김모씨가 의문을 키운다고 주장한다. 등기부상 이 집 소유주는 김씨 부친으로 추정되는 인물이지만, 김씨가 이 집을 담보로 네 차례 은행 대출을 받은 기록이 있다. 김씨는 인력 공급과 경호경비업 등을 하는 A 용역업체 대표 출신이다. 그런데 김씨는 이 후보가 성남시장으로 있던 2011년 10월 성남시 산하 성남아트센터 부장으로 특채됐다. 김씨는 센터 채용 한 달 전 A 사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2019년 A사는 해산됐고 2020년 GH는 김씨 집과 전세 계약을 했다. 이 집에 입주한 GH 직원들 입사 시점은 A사 해산 이후로 파악됐다. A사 용역 직원들이 회사 해산 후 GH로 소속을 옮겼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원희룡 정책본부장은 “김씨는 2007년 이 후보 아내 김혜경씨와 아들을 데리고 캐나다 유학까지 갔다 온 사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