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성남시장이던 시절에도 의전 담당자였던 배모(47)씨가 다른 부서의 업무추진비를 유용(流用)했다는 내부 증언이 18일 나왔다. 배씨는 경기도에서 하급자를 시켜 이 후보 자택에 보낼 음식을 법인카드로 결제하고, 배달까지 하도록 지시했던 인사다. 비슷한 일이 성남에서도 일어났다는 것이다. 배씨는 이 후보를 따라 2010~2017년 성남시 7급, 2017~2021년 경기도 5급 공무원으로 근무하며 이 후보 아내 의전을 담당했다.

이기인 국민의힘 성남시의원은 본지에 “성남시 행정지원과 소속이던 배씨가 다른 부서의 ‘시책추진 업무추진비’를 거의 통째 가져다 이 후보 부부를 위한 음식값 지불에 쓰고, 해당 부서에는 극히 일부만 남겨줬다는 제보가 있었다”며 “성남시 A과가 제보에 특정됐다”고 했다.
성남시 자료를 보면, A과에는 시책추진 업무추진비가 2016년 총 800만원, 2017년 870만원이 배정됐다. 세부 명목은 ▲기관 설립 ▲부서 사업 활성화 ▲부서 정책 추진 ▲부서 사업 환경 조성 등이었다. 성남시는 업무추진비를 ‘부서운영용(用)’과 ‘시책추진용’으로 나눠 편성한다.
하지만 당시 업무추진비 지출을 총괄했던 A과장은 본지에 “근무 당시 시책추진 업무추진비는 단 한 푼도 써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럼 누가 쓴 것이냐’는 물음에 그는 답변하지 않았다.
배씨는 수차례 연락에도 답하지 않았다. 배씨의 상급자였던 행정지원과장 B씨는 “당시 상황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