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대통령 후보가 20일 야권 단일화 제안을 철회하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안 후보의 새정치를 향한 열망과 의지에 공감한다”고 했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안 후보에 대해 “통합 정부가 열려있다”고 한데 이어, 이 후보가 직접 안 후보와 뜻을 함께 할 수 있다고 손을 내민 것으로 해석된다.
이 후보는 이날 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안 후보님의 고뇌에 공감한다”며 “이제 더 나쁜 ‘묻지마 정권교체’를 넘어 더 나은 ‘정치교체’가 되어야 하고, 정치교체가 세상교체 시대교체를 이끌어내게 해야한다”고 했다. 그는 “87체제 아래 양당독점체제는 국민에게 양자택일을 강요했고, 제 3의 선택이 불가능한 정치환경은 상대의 실패가 나의 기회가 되어 선의의 경쟁보다 발목잡기가 능사인 구체제 정치를 낳았다”며 “국내외 위기가 미래를 위협하는 엄중한 상황에서 퇴행적 정쟁의 구체제 정치를 종식하고, 대한민국의 변화와 개혁을 위해 미래와 통합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님의 구체제 정치 종식과 새정치를 향한 정치교체의 열망과 의지에 공감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안 후보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 철회를 선언하자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한 것 같다”며 안도했다. 이번 대선이 이재명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를 포함한 ‘4자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야권 표 분산을 통해 윤 후보와의 격차도 만회할 계기가 생겼다는 판단이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한 발 더 나가 “(안 후보를 포함한) 통합정부를 구성하겠다는 자세는 항상 열려 있다”고도 했다. 송 대표는 “안 후보가 저런 발표를 하게 된 것은 이준석 대표나 윤석열 후보, 국민의힘 측에서 안철수 후보를 모욕하고 모멸한 결과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또 안 후보를 향해서는 “저희는 안 후보가 제시한 과학기술 강국 어젠다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잘 수용할 자세가 돼 있다”고 했다.
하지만 국민의당은 홍경희 대변인은 “며칠 전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제안을 ‘구걸’에 빗대 비하하더니 오늘은 민주당이 ‘항상 열려있다’ 구애를 한다”며 “송 대표의 정신 상태에 의문을 표하고, 얄팍한 계산에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