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아파트 옆집을 직원 합숙소로 전세 임대한 것이 논란이 되는 가운데, 해당 합숙소의 운영·관리를 총괄하는 GH 경영기획본부장이 이 후보의 성남시장·경기지사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전형수(63)씨인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GH 측은 “합숙소 옆집에 이 후보가 살고 있는지 모르고 아파트를 임대했다”는 입장이지만, 정치권에서는 “해명의 설득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GH는 본사 31개, 사업단 102개 등 총 133개 직원 합숙소를 운영 중이다. 합숙소의 운영·관리를 담당한 부서는 총무·인사처로, 경영기획본부 소속이다. GH 관계자는 “논란이 된 성남 수내동 합숙소는 판교사업단에서 전세 계약을 하고 직원 입·퇴소를 결정했다”며 “하지만 예산과 인원 배치 등 총괄 관리는 경영기획본부 소관 업무”라고 했다.
GH 경영기획본부장을 맡고 있는 전형수씨는 이재명 후보의 성남시장 시절 비서실장과 기획조정실장 등을 지냈다. 이 후보가 2018년 도지사에 당선되자 당선인 비서실장, 도지사 비서실장 등을 맡았다. 이후 전씨는 2019년 7월 GH 경영기획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최근엔 사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이 지사가 대선 출마로 경기지사직을 사퇴하면서 이헌욱 GH사장이 대선 캠프로 자리를 옮겼고, 안태준 부사장 역시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사퇴했기 때문이다.
수내동 아파트 전세 계약은 한때 ‘리틀 이재명’으로 불렸다는 이헌욱 사장 시절인 2020년 8월에 이뤄졌다. 논란이 되자 이헌욱 전 사장은 “(합숙소가) 이 후보 옆집이었다는 걸 언론을 보고 알았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10여 년 전부터 비서실장 등으로 이 후보를 가까이에서 보좌했던 전형수 본부장이 합숙소 운영의 총괄책임자란 사실이 전해지자, GH 안팎에서는 “전 본부장까지 이 후보 집이 어디 있는지 몰랐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 후보는 1998년부터 성남 수내동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
전 본부장은 본지 통화에서 “사장과 본부장이 업무 하나하나를 모두 살펴볼 수 없다. 합숙소는 각 부서에서 알아서 임차 관리하고 있다”며 “의혹들은 모두 사실무근이며 소설 수준”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