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후보 측과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측이 21일 단일화 결렬 과정을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였다. 야권에선 “단일화 결렬 책임을 의식한 공방”이란 말이 나왔다.

국민의당 이태규 총괄 선대본부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안 후보가 전날 ‘단일화 제안 철회’ 의사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기 전 윤 후보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윤 후보와 전화 통화를 하고 나서 ‘잠시 후 기자회견에서 저의 길을 굳건히 가겠다는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는 것이다. 안 후보가 윤 후보와 전화 통화에서 실무자 간 협상을 암시했다가 돌연 단일화 결렬을 선언한 것이 아니며 ‘추가 대화는 무의미하다’는 뜻을 명확히 전달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윤 후보 측 일부 관계자들은 언론에 “윤 후보는 안 후보한테 문자 메시지를 받은 적이 없다고 한다”고 밝혔다. 다만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윤 후보 휴대전화 번호가 유출돼 하루에도 문자가 수백~수천 개가 들어오고 있어 확인을 다 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간 양측의 책임 있는 인사들이 물밑 접촉을 이어왔고 어느 정도 공감대도 생겨나는 시점에서 윤 후보가 안 후보에게 전화한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안 후보가 단일화 결렬을 선언한 것은 의아하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양측 일부 인사들은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두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권영세 선대본부장은 이날 ‘안 후보 측과 단일화 협상을 계속할 것이냐’는 기자들 물음에 “정권 교체를 위한 노력은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당 선거대책위 일부 인사들도 “단일화 불씨는 아직 완전히 꺼지진 않았다”고 했다. 실제 양측 일부 인사들은 여전히 대화 채널을 가동하며 상대 측 분위기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안 후보 사이에서 소통 채널 역할을 했다는 한 인사는 “윤 후보는 안 후보의 과학기술 강국론에 공감했고 그와 정부를 공동 운영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긍정적이었다”며 “두 후보가 정권 교체란 대의에 동의한다면 연대의 끈을 놓아선 안 된다”고 했다. 안 후보 지지를 선언한 인명진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은 오는 23일 시민사회 인사들과 함께 윤·안 후보 단일화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로 했다.

그러나 안 후보는 22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부산·울산·경남 지역 유세에 나선다고 언론에 공지했다. 안 후보는 최근 특별당비로 약 70억원을 당에 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