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21일 대장동 개발 의혹을 두고 서로 상대방이 연루됐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가 이 후보 아내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제기하자, 이 후보는 윤 후보 아내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거론하며 맞섰다.
이 후보는 이날 TV토론회에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녹취 내용을 거론하며 윤 후보의 해명을 요구했다. 윤 후보가 이 후보를 향해 “아까 민주주의와 경제발전 이야기를 하셨는데, 언론에 연일 나오는 경기지사 법인카드 공금 횡령 의혹에 대해서는 말씀을 안 하신다”고 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그 말씀을 하시니 이것을 준비해왔다”면서 김만배씨 녹취 내용이 적힌 패널을 들어 보였다. 패널에는 ‘윤석열은 영장 들어오면 죽어’ ‘내가 가진 카드면 윤석열은 죽어’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
윤 후보는 “화천대유 어쩌고 하면서 김만배와 정영학 회계사 녹취록을 말씀하시는데, 그 사람들은 이 후보와 가까운 측근이고 저는 10년 동안 본 적이 없다”며 “정영학이라는 사람은 알지도 못하고 (녹취록에) 내용이 없지 않으냐”고 했다. 윤 후보는 이어 “제가 듣기로는 그 녹취록 끝 부분에 가면 ‘이재명 게이트’라는 말을 김만배가 한다고 한다”며 “그 부분까지 다 포함해서 말하는 게 어떻냐”고 했다. 이 후보는 “녹취록에 이재명 게이트가 있다는 건가”라며 “녹취록 중에 봐라. 허위사실이면 후보 사퇴하겠느냐”고 했다. 윤 후보는 “저도 들었다”며 “한번 그 녹취록을 끝까지 틀어보시죠”라고 했다. 언론 보도로 알려진 ‘김만배·정영학’ 녹취록에는 김씨가 정 회계사에게 “이재명 게이트 때문에…'라고 말한 대목이 나온다.
이 후보는 “왜 검사가 규칙을 안 지키냐”며 “지금까지 없는 사실 막 지어내 가지고 이런 것으로 사람 엮어서 막 기소하고 그래서 사람 죽고 그래서 무죄 많이 나고 그랬나. 대통령 하실 분이 그렇게 하시면 안 된다”고 했다. 윤 후보는 “대통령 되면 저 총장 시킨다고 하셨다면서”라며 웃었다. 이 후보는 윤 후보 아내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언급하며 “주가 조작에 참여해 돈 번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윤 후보는 “주가조작에 참여한 사실은 없다”고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윤 후보의 ‘디지털 데이터 경제’ 공약에 대해 따져 물으면서 윤 후보와 신경전을 벌였다. 안 후보는 “국가 데이터 개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하자 윤 후보는 “정부 데이터는 공유할 수 있는 것도 있고 보안사항도 있는 것 아니냐”고 답했다. 그러자 안 후보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 뒤 “정부에서 이런 것들을 전혀 공개하지 않다 보니 우리나라가 갈수록 뒤처지고 있고, 차기 정부의 중요한 국정운영 목표 중 하나가 공공 데이터 공개라고 믿기에 여쭤본 것”이라고 했다. 안 후보는 “윤 후보가 핀트를 못 잡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이재명 후보에게 “경제대통령을 표방하시는데 성장만 외치는 MB(이명박 전 대통령) 아바타 경제를 가지고 미래를 열 수 있느냐”고 했다. 심 후보는 이 후보의 경제 정책을 비판하면서 “MB 때보다 더 허황된 것 아닌가”라며 “재벌 총수 만나서 ‘불공정을 시정할 방법이 없다. 불공정 해결은 파이를 키워서 해결할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는데 이는 대한민국을 가장 불평등하게 만든 전형적 낙수 경제론”이라고 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심 후보께서 제가 갖고 있는 계획이나 정책을 좀 자세히 안 보신 것 같아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