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22일 대장동 개발비리 책임 소재를 두고 서로를 향해 ‘윤석열 게이트’ ‘이재명 게이트’라며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게이트’란 표현이 담긴 대장동 민간사업자 녹취록이 추가 공개되자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대장동 비리의 몸통”이라고 공격했다. 반면 민주당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검사 시절 부산저축은행 대출비리 의혹을 부실 수사한 것이 대장동 사건의 원인이 됐다며 “윤석열 게이트”라고 맞받았다.

‘이재명 게이트’란 표현은 2020년 10월 26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동업자 정영학 회계사의 대화 녹음을 푼 녹취록에 나온다. 녹취록을 보면 김씨가 정씨에게 성남 분당구 개발사업과 관련해서 “형이 오리역을 해볼게”라며 말하다 ‘이재명 게이트’를 언급한다. 김씨가 “했으니까 망정이지, 이재명 게이트 때문에”라고 말하는 대목이다. 녹취록에는 정씨가 “(이 후보가) 지지율 2위 나오면 잘 나온 것 아니냐”고 묻자, 김씨는 “이재명은 대통령 되지”라고 대답한 대목도 등장한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녹취록 속 ‘이재명 게이트’를 정반대로 해석했다. 민주당은 “김만배 발언이 나오기 사흘 전(10월 23일) 이 후보는 선거법 재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며 “‘이재명 게이트’는 이 후보의 선거법 위반을 지칭하는 말”이라고 했다. 민주당 강훈식 전략기획위원장은 이재명 게이트 의미에 대해 “‘이재명 때문에 일이 잘 안 된다’는 취지의 이야기로 알고 있다”며 “입구에서 지킨다는 의미 같다”고 했다. 정치권에서 ‘게이트(gate)’는 통상 대형 비리 사건을 뜻하지만, 대장동 녹취록에선 ‘입구’라는 의미로 쓰였다는 주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에선 이 후보 사퇴를 요구했다. 이 후보는 전날 TV토론에서 윤석열 후보가 녹취록에 이재명 게이트라는 말이 나온다고 지적하자 “허위사실이면 후보에서 사퇴하겠느냐”고 다그쳤다. 그런데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녹취록에서 이재명 게이트란 표현이 등장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 후보가 빨리 사퇴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또 “이 후보가 TV토론에서 ‘영장 들어오면 윤석열은 죽어’라고 읽었던 대장동 녹취록 대목은 조작된 것”이라고 했다. 지난 20일 민주당 우상호 총괄 선대본부장이 이 대목이 포함된 녹취록을 공개하는 과정에서 일부 대목을 고의로 지웠고, 이 후보도 TV토론에서 편집된 녹취록을 그대로 읽었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 유상범 법률지원단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녹취록 문맥을 보면 ‘영장 들어오면 윤석열은 죽어’라는 대목은 윤 후보가 양승태 사법부 판사들에게 미운털이 박혔다는 의미”라고 했다.

반면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이날 “부산저축은행 부실 수사의 주역이 바로 윤석열 당시 대검 중앙수사부 2과장인 게 드러났다”면서 대장동 사건은 ‘윤석열 게이트’라고 했다. 대장동 관련자들이 2009~2010년 초기 사업 자금을 마련한 계기가 부산저축은행 불법 대출 사건인데, 2011년 이 사건 주임검사이던 윤 후보가 대출 브로커를 부실 수사한 의혹이 있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