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정책본부장이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장동 문건과 관련한 언론 질문에 답했다.
원 본부장은 이날 오전 “고속도로에 버려진 대장동 개발 관련 문건 보따리를 입수했다”며 공개했었다.
원 본부장은 “언론의 질문에 일일이 답변할 시간적 여건이 안되므로, 페북으로 모아서 답변하겠다”고 했다.
해당 서류가 모두 원본파일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법적 효력을 갖는 문서들 경우, 원본파일 아니다. 시장 결재문서도 서명한 필기구에 의한 필기 원본이 아니라, 그에 대한 사본이다”라며 “한편, 회의자료, 주주협약서 초안, 설명자료, 정민용 (변호사) 본인이 작성한 메모 등 법적 문서가 아닌 경우는 프린터 출력본이거나 사본, 친필메모 경우는 원본이다”라고 했다.
정민용 변호사가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과 독대해 ‘제1공단 분리개발’ 승인 결재를 받았다는 공사 직원 법정 증언이 나왔었는데 이것을 입증하는 서류가 나온 건 처음이냐는 질문에는 “검찰에서 같은 문서의 사본을 압수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면서도 “검찰에서는 오늘 공개된 문서 3종이 압수되어, 그중 2개가 재판에 제출되었다고 밝혔으니, 그 진위는 검찰에 확인할 사항이다. 분리개발 승인이 결재된 문서의 존재는 알려져 있었으나 내용의 언론공개는 처음인 것으로 안다”라고 했다.
민주당은 결합개발이 불가능했기에 1공단을 분리하면서 결합개발과 같은 이익환수 가능하도록 설계했다고 반박하는데 분리개발 결재 과정에서 위법적인 부분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결합개발사업에서 1공단 면적 5만6635평방미터가 제외되었는데, 아파트 사업은 비례해서 줄이지 않고 인구는 25명, 세대수는 11세대만 줄였다”라며 “이런 면적 대비 비율의 아파트 개발은 전국 어디에도 있을 수 없는 특혜다. 재량의 일탈 남용이어서 불법에까지 이르는지는 재판 사항이다”라고 했다.
분리개발로 대장동 일당이 얻은 불법 이익이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1공단 사업이 분리됨으로써 조달해야 할 자금 PF 규모가 수천억원이 줄었다. 본질적인 사정변경이 생겼는데도 사업자를 다시 선정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시킨 것도 특혜”라고 했다.
오늘 회견에서 공개한 문건 등은 재판이나 보도로 나오던 내용인데 이재명 측에선 ‘서명만 했다’는 식으로 반박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대면보고를 위한 정민용 변호사(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장)의 준비자료가 이번 보따리에 들어있고, 곧 공개할 예정이다. 세부적이고 전문적인 내용이 들어 있는 서류인데, 단순 경유절차만 거치는 서면심의로 결재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라고 했다.
보따리 입수경위가 익명의 제보자인데, 정민용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보따리 당초 입수자는 고속도로 작업반 종사자로 알고 있다. 정민용의 자필 원본 문서와 메모가 다수 들어있다”라고 했다.
분리개발로 대장동 일당들이 용적률 특혜를 봤다고 주장하는데, 그간 사업을 빨리 진행시키기 위해 분리개발로 진행했다는 증언들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2011년 대장동만의 구역지정에서는 인구수용계획은 3100세대, 결합개발로 변경되었을 때 5914세대로 늘었는데, 다시 분리되었음에도 5903세대로 유지되었다. 이게 특혜”라고 했다.
한편 원 본부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3~14일쯤 안양-성남간 제2경인고속도로 분당 출구 부근 배수구에 버려져 있는 ‘대장동 문건’ 보따리를 익명의 제보자를 통해 입수했다”고 했다.
원 본부장은 “문건 속에는 정민용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장의 명함과 원천징수영수증, 자필메모 등이 발견됐고, 2014~2018년까지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보고서, 결재문서, 자필메모 등이 포함돼 있었다”며 “특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선거법 위반 사건 수사 및 재판 대응 문건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고 했다.
원 본부장은 자신이 입수한 문건에 △정 전 실장이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을 독대해 결재받은 ‘대장동-공단 분리 개발’ 보고서 △성남도시개발공사 배당이익 1822억원에 대한 활용 방안 △이 후보가 환수했다고 홍보한 액수가 부풀려진 정황 등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원 본부장은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의 결재로 ‘결합 개발’이 ‘분리 개발’로 바뀌면서 실제 대장동 일당에게는 약 2700가구의 용적률 특혜를 줬다”며 “또한 관련 문건을 보면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은 임대아파트 사업을 포기하고, 시장 마음대로 쓸 수 있는 현금을 받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원희룡 본부장은 아침부터 쓰레기를 들이대며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길가의 쓰레기를 주워다가 ‘대장동 비리’의 대단한 자료인 양 야단법석을 떨었다”라며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쓰레기의 정체가 밝혀졌다. 이미 검찰 수사팀이 압수해 증거로도 제출된 자료였다”라고 했다.
박찬대 대변인은 “원희룡 본부장은 용도 폐기된 ‘지나간 쓰레기’를 ‘새로운 쓰레기’ 인냥 포장한 것이다. 코미디가 따로 없다”라며 “원 본부장이 연일 무리하는 것을 보니, 켕기는 게 있는 모양이다. 원래 도둑이 제 발 저린 법이다. 원희룡 본부장과 권영세 선대본부장은 지난 2009년 한나라당 신영수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발업자의 수익을 보장하는 이른바 ‘화천대유 보호법’을 공동 발의한 바 있다. 신영수 전 의원은 LH에 대장동 공영 개발을 포기하도록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라고 했다.
이어 “초조한 마음은 알겠으나 원희룡 본부장 때문에 온 나라에 거짓과 공작의 악취가 진동한다. 이제 그만 쓰레기를 치우시라”라며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힘도 더 이상 국민을 ‘희룡(희롱)’하지 말고 죗값이나 똑바로 치르기 바란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