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27일 오전 전남 목포시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자신의 휴대전화를 취재진 카메라에 공개했다. 1만8000여통의 확인하지 않은 문자 메시지가 쌓여 있는 모습과 함께 '나라를 살리고 차기 대통령이 되려면…'이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가 도착하는 모습이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에게 단일화 논의를 위해 보낸 문자 메시지를 공개했다. 안 후보는 국민의힘이 자신의 전화번호를 여러 채널을 거쳐 뿌린다면서 휴대전화 화면을 취재진 카메라에 보여줬다.

안 후보는 27일 오후 전남 여수시 이순신 광장에서 유세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윤 후보가 계속 연락을 시도했다는데’라는 질문을 듣고 자신의 휴대전화를 꺼내 보였다. 그는 “지금 현재도 누군지 모르는 사람에게 계속 전화가 오고 문자메시지가 3만개가 넘는데 이 전화로 어떤 통화나 어떤 시도를 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휴대전화에는 읽지 않은 문자메시지가 1만8000여개가 쌓여있다. 읽지 않은 텔레그램 메시지 303개, 부재중 통화 73건도 있다.

안 후보는 “지금 이 순간에도 (국민의힘에서) 어떤 채널을 통해 휴대전화 번호를 뿌리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 만큼 이것은 당에서 공식적으로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단일화 협상에 대해서는 종료 선언을 했다. (휴대전화 번호를) 뿌려 문자메시지 3만개가 오게 하고 쉴 새 없이 전화를 하는 것이 협상 파트너의 태도인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27일 공개한 윤석열 대선 후보의 문자 메시지. /국민의힘 제공

앞서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지난 24일과 25일 두 차례에 걸쳐 안 후보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 윤 후보는 24일 “안 후보님을 직접 뵙고 정권교체를 위해 흉금을 털어놓고 얘기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며 “전화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25일에는 “저의 진정성을 믿어주시기를 바라며 오늘 TV토론을 마치고 안 후보님이 편하신 장소에서 만나뵐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또 안 후보가 ‘문자 폭탄’으로 인해 자신의 메시지를 확인하지 못했을 가능성은 없다고 봤다. 윤 후보는 “(안 후보에게) 워낙 문자가 많이 와서 제가 전화와 문자를 드린 것을 볼 수 없으셨을 수 있겠지만 안 후보에게 전화·문자 드리고 나면 그쪽 관계자에게 제가 전화를 드려 ‘문자 드렸으니 보시라’는 말씀을 전했고, 보셨다는 답변도 들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