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에게 단일화 논의를 위해 보낸 문자 메시지를 공개했다. 안 후보는 국민의힘이 자신의 전화번호를 여러 채널을 거쳐 뿌린다면서 휴대전화 화면을 취재진 카메라에 보여줬다.
안 후보는 27일 오후 전남 여수시 이순신 광장에서 유세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윤 후보가 계속 연락을 시도했다는데’라는 질문을 듣고 자신의 휴대전화를 꺼내 보였다. 그는 “지금 현재도 누군지 모르는 사람에게 계속 전화가 오고 문자메시지가 3만개가 넘는데 이 전화로 어떤 통화나 어떤 시도를 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휴대전화에는 읽지 않은 문자메시지가 1만8000여개가 쌓여있다. 읽지 않은 텔레그램 메시지 303개, 부재중 통화 73건도 있다.
안 후보는 “지금 이 순간에도 (국민의힘에서) 어떤 채널을 통해 휴대전화 번호를 뿌리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 만큼 이것은 당에서 공식적으로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단일화 협상에 대해서는 종료 선언을 했다. (휴대전화 번호를) 뿌려 문자메시지 3만개가 오게 하고 쉴 새 없이 전화를 하는 것이 협상 파트너의 태도인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앞서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지난 24일과 25일 두 차례에 걸쳐 안 후보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 윤 후보는 24일 “안 후보님을 직접 뵙고 정권교체를 위해 흉금을 털어놓고 얘기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며 “전화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25일에는 “저의 진정성을 믿어주시기를 바라며 오늘 TV토론을 마치고 안 후보님이 편하신 장소에서 만나뵐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또 안 후보가 ‘문자 폭탄’으로 인해 자신의 메시지를 확인하지 못했을 가능성은 없다고 봤다. 윤 후보는 “(안 후보에게) 워낙 문자가 많이 와서 제가 전화와 문자를 드린 것을 볼 수 없으셨을 수 있겠지만 안 후보에게 전화·문자 드리고 나면 그쪽 관계자에게 제가 전화를 드려 ‘문자 드렸으니 보시라’는 말씀을 전했고, 보셨다는 답변도 들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