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3일 저녁 경남 창원시 마산역 앞 유세 현장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후보는 3일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의 야권 후보 단일화 선언 이후 충청과 경남 지역을 돌며 “더불어민주당의 양식 있는 분들과 협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가 당내 경선에서 경쟁했던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과 ‘원팀’을 이루고 안 후보와 단일화까지 성사하자 집권 이후를 겨냥해 민주당의 반(反)이재명 인사들과도 통합하겠다며 손을 내민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윤 후보는 전날 마지막 TV토론회에서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을 두고 충돌했던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향해서는 “이름 석 자 빼고는 다 믿을 수 없다”며 “저는 정직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안 후보와 단일화를 선언한 직후 충남 아산·천안·공주, 세종시, 경남 사천·창원을 돌며 귀가하지 않고 전국을 도는 ‘마라톤 유세’를 시작했다. 윤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오늘 큰 뜻에서 안 후보와 단일화를 이뤘다”며 “국민의힘 가치와 철학의 외연이 더욱 넓어지고, 더 넓은 국민의 목소리와 의견을 경청하고 수용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여러분께서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주셔서 집권하게 되면 이재명 민주당의 부패하고 무능한 세력을 갈아치우고 민주당의 양식 있는 분들과 멋진 협치를 통해 국민 통합을 이루겠다”고 했다.

이준석도 사전투표 캠페인 - 국민의힘 이준석(가운데) 대표가 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사전투표 독려 캠페인에 참석해 주호영(왼쪽) 의원과 함께 기호 2번 윤석열 대통령 후보 이름 옆에 도장이 찍힌 모의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고 있다. 오른쪽은 추경호 의원. /연합뉴스

윤 후보는 “이재명 민주당 세력에게 눌려서 기를 펴지 못하는 양식 있는 민주당 정치인들이 있다”며 “나라가 잘되려면 정부와 대통령, 여야의 양식 있는 사람들이 합리적으로 협치를 해야 한다”고도 했다. 윤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안 후보와의 단일화’와 ‘양식 있는 민주당 인사들과 협치’를 거의 빠짐없이 언급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후보가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과 ‘원팀’을 이뤄 당내 화합을 이뤘고, 안철수 후보와도 사전투표 전날 극적인 단일화를 이룬 만큼 윤 후보가 내세운 ‘국민 통합’의 대상을 이재명 후보에게 동조하지 않는 여권의 인사들에게까지 확대하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윤 후보는 이날 충청 지역 유세에선 부친 고향이 충남 공주라는 점을 언급하며 자신을 “충청의 아들”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윤 후보는 이날부터 서울 자택에 귀가하지 않고 선거 전날인 8일까지 5박 6일 동안 ‘마라톤 유세’를 벌이기로 했는데, 첫 일정을 충청으로 잡은 이유도 ‘충청 대망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후보는 전날 TV 토론회에서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을 두고 공방을 벌인 이재명 후보를 겨냥해서는 “부패 사범은 진실을 두려워한다”며 “자기 이름 빼고 전부 거짓말”이라고 했다. 윤 후보는 세종시 조치원역 앞 유세에서 “우리가 작년 9월부터 대장동 사건에 대해 ‘검찰이 사건을 덮고 수사를 안 하니 특별검사를 하자’고 그랬지 않으냐”며 “어제 이재명 후보가 특검 하자고 달려들었는데 참 어이가 없었다. 진상만 제대로 밝히면 특검이든 뭐든 저희는 대찬성”이라고 했다. 윤 후보는 그러면서 “저와 국민의힘은 잘못하거나 실수하면 인정하고 사과하는 정직한 정부, 정직한 대통령이 되겠다”며 “우리의 주인인 국민 여러분께 거짓말하고, 사기 치지 않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선거일(9일) 하루만 투표해선 이기기 어렵다”며 사전투표(4~5일)를 독려했다. 윤 후보는 “지난 2020년 4·15 총선에 대한 부정선거 의혹으로 당일 투표를 고집하는 분 많이 있는 걸로 안다”며 “저희 당이 이번에는 당 차원에서 부정선거 감시 조직을 튼튼하게 만들어서 철저히 감독하겠다. 저도 내일 사전투표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투표하면 이긴다. 투표하면 이 나라를 상식이 지배하는 정상 국가로 바꿀 수 있다”고 했다.

/아산·천안·세종·창원=김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