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노정희)는 6일 “3월 5일 실시된 코로나19 확진 선거인(유권자)의 사전투표에 불편을 드려 매우 안타깝고 송구합니다”라고 밝혔다.
중앙선관위는 이날 오전 ‘코로나19 확진 선거인의 사전투표관리에 관한 입장’이란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이같이 밝혔다.
중앙선관위는 입장문에서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선거일 확진자 등의 투표시간이 확대된 입법취지와 급속히 늘어난 확진 선거인의 참정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사전투표일에도 투표할 수 있도록 특별대책을 마련했다”면서 “이번에 실시한 임시기표소 투표방법은 법과 규정에 따른 것이며, 모든 과정에 정당 추천 참관인의 참관을 보장하여 절대 부정의 소지는 있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제21대 국회의원선거와 2021년 4·7 재·보궐선거에서도 같은 방법으로 선거일 자가격리자 투표를 진행한 바 있다”면서 “다만, 이번 선거는 역대 최고 사전투표율을 기록할 만큼 높은 참여열기와 투표관리인력 및 투표소 시설의 제약 등으로 인하여 확진 선거인의 사전투표관리에 미흡함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우리 위원회는 이번 사안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으며, 드러난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면밀히 검토하여 선거일에는 국민이 안심하고 투표할 수 있도록 조속히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앞서 노정희 중앙선관위원장은 대선 공식 선거 운동 하루 전인 지난달 14일 대국민 발표에서 “선관위는 유권자의 참정권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빈틈없이 준비하고 선거참여에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전투표 이튿날이자 마지막날인 지난 5일 전국 곳곳에서 ‘부실 선거관리 논란’이 제기됐다. 서울 은평구 신사1동 투표소에서는 투표 봉투 안에 ‘기호 1번 이재명 후보’에 기표한 기표지가 들어 있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확진자·격리자의 투표지를 투표함에 전달하는 방법도 투표소마다 봉투, 쇼핑백, 골판지 상자, 플라스틱 바구니, 우체국 종이박스 등으로 제멋대로라 투표 관리가 공정하게 되고 있느냐는 의문을 낳았다.
부산 해운대구 한 확진자용 임시기표소는 아이스박스, 신발장, 자전거 등이 있는 창고 같은 공간에 마련돼 논란이 됐다. 몸이 불편한 확진자 유권자들이 임시기표소 밖에서 1~2시간 줄을 서야 해 선관위가 미리 예견된 확진자 투표를 안이하게 준비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여야(與野)는 즉각 한 목소리로 선관위의 부실 선거관리 문제를 지적하며 오는 9일 본투표에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대책을 세우라고 촉구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인 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국민의 투표권은 어느 상황에 있더라도 보장받아야 한다”며 “코로나 확진자분들의 투표가 원활하게 이뤄지고, 확실하게 보장될 수 있도록 선관위가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렇게 부실하고 허술한 투표를 관리랍시고 하는 선관위의 무능함에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고 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국민의힘은 선관위에 이런 상황이 발생한 연유를 따져 물을 것이며 우선 9일에 진행되는 본투표 전까지 신속하게 납득할 만한 보완책을 만들 것을 요구하겠다”며 “선관위원장 이하 선관위원들은 이 사태에 꼭 책임을 지기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