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여(親與) 성향의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둔기 피습 사건에 대해 ‘국민의힘’ 탓을 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썼다가 삭제했다. 이를 본 국민의힘 인사들은 “무조건 야당 탓만 하냐”며 항의했다.
송 대표는 7일 낮 서울 서대문구 신촌 유플렉스 앞 광장에서 유세 전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던 도중 70대 유튜버 ‘표삿갓TV’가 휘두른 둔기에 머리를 가격 당했다. 송 대표는 현재 신촌세브란스 병원 응급실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송 대표의 피습 사건이 보도된 후, 황씨는 페이스북에 “민주공화정의 축제가 폭력으로 얼룩지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이어 “국민의힘 유세장에서 여러 차례 폭력 행위가 있었고, 이에 대해 국민의힘이 경고 메시지를 내보내지 않은 탓이 크다”고 적었다.
황씨가 언급한 ‘국민의힘 폭력 행위’는 지난달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충남 유세 현장에서 ‘사드 배치 반대’ 피켓을 든 한 여성이 윤 후보 지지자들에게 폭행당한 사건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이 폭력 행위에 대해 목소리를 내지 않았기 때문에, 민주당에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표삿갓TV가 최근 몇 달간 유튜브에 민주당 지지자로 추정되는 영상을 올려왔던 것이 주목을 받으며, 이번 송 대표 피습 사건이 국민의힘과 연관 없다는 분위기로 흘러가자 황씨는 해당 글을 삭제했다. 이어 그는 새 글을 통해 “어떠한 폭력 행위도 있어서는 안 된다. 송영길 대표가 크게 다치지 않았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러나 황씨가 삭제한 글은 이미 온라인에 퍼진 상태였다. 박민영 국민의힘 청년보좌역은 페이스북에 “뭔 일만 터지면 국민의힘에 뒤집어 씌운다. 이번 사건은 용납할 수 없는 폭력이자 테러다. 민주당은 이 사건을 국민의힘과 엮어 정치적으로 이용할 생각하기 전에 송영길 대표의 안위와 당내 불협화음에 대한 자정 노력부터 해야 할 것”이라며 황씨를 비판했다. 이기인 국민의힘 성남시의원도 “송영길 대표 피습 사태를 당대당 정쟁으로 치환하려는 간악한 세력들이 있다고 했는데 그게 바로 황교익이다”라며 “무조건 야당 탓만 하면 능사인 줄 안다”고 지적했다.
황씨는 자신의 글이 논란이 되자, 또 새 글을 썼다. 그는 “송 대표가 선거운동 중에 피습을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저는 이번 대선 기간에 있었던 여러 폭력 행위를 떠올렸다. 국민의힘 유세장에서 여러 차례 폭력 행위가 있었고 여기에 대한 정치권의 경고가 미흡했음을 제 페북에서 지적을 했다. 송 대표를 피습한 사람이 민주당 지지자라는 말이 돌면서 제가 마치 국민의힘을 의도적으로 공격하기 위해 그런 글을 쓴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듣고 있다”며 “제 글이 진영 논리에 의해 편파적으로 해석되는 일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생각은 없다. 좀 더 조심스럽게 글을 썼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송영길 대표 피습 사건에 대해 직접적으로 국민의힘에게 책임을 물은 것처럼 읽혔다면 저의 미숙한 글 탓이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