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인 이낙연(가운데) 전 국무총리가 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지난 5일 코로나19 확진자·격리자에 대한 사전투표를 부실하게 진행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해 연일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이 전 총리는 6일 “2022년 대한민국 선관위가 맞느냐”고 질책한 데 이어 선관위가 입장문을 발표하자 “어디가 고장났느냐”고 했다. 7일에는 노정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이 사전투표 당일 중앙선관위에 출근도 하지 않았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민주주의 국가로서 부끄러운 일”이라고 했다.

이 전 총리는 확진자·격리자 사전투표가 파행으로 치달은 다음 날인 6일 아침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중앙선관위를 질타했다. 이 전 총리는 “아프신 분들을 오래 대기하시게 했다. 종이 상자나 사무용 봉투, 심지어 쓰레기봉투에 투표용지를 담아 옮기기도 했다. 기표지를 비닐봉투에 넣도록 했다. 특히 이미 기표된 투표용지를 주기도 했다 한다”며 중앙선관위의 잘못을 하나 하나 나열하고 “선관위의 사전투표 관리가 몹시 잘못됐다. 매우 실망스럽다”고 했다. 이 전 총리는 “확진자와 격리자가 급증해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누구나 알고 있었지 않느냐”며 “2022년 대한민국 선관위가 맞느냐. 최고의 역량을 자랑하던 대한민국 선관위가 맞느냐”고 했다.

이 전 총리는 중앙선관위가 이날 오전 ‘코로나19 확진 선거인의 사전투표관리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자 오후에 재차 글을 올려 질타의 수위를 높였다. 이 전 총리는 “입장 표명도 왜 이리 불성실하냐”며 “이것을 해명과 사과라고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고 했다. 이어서 “내가 알던 선관위는 이러지 않았는데, 어디가 고장난 것이냐”고 했다. 중앙선관위는 이날 오후 문재인 대통령까지 유감을 표하자 심야에 두 번째로 입장문을 내 사과했다.

그러나 이 전 총리는 7일 오전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도 중앙선관위를 비판했다. 그는 “코로나 확진자와 격리자를 위한 사전투표에서 큰 혼란이 생겼고 그에 대한 선관위의 사후 해명도 불성실했다”고 지적했다. 또 노영희 위원장에 대해 “(사전)투표일에 출근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며 “세계 16위, 아시아 1위의 민주주의 국가로서, 코로나 방역 모범 국가로서 부끄러운 일”이라고 했다. 이 전 총리는 중앙선관위에 “확실한 개선책을 내놓고 국민의 이해와 용서를 얻기 바란다”며 “개선책을 마련하더라도 투표 현장에서 제대로 가동될지 꼼꼼하게 사전 점검해야 한다”고도 주문했다.

이 전 총리의 질타는 이재명 후보나 송영길 대표에 비해 이례적으로 강했다. 이 후보는 지난 5일 밤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코로나에 확진되신 분들이 투표하는 과정에 많은 불편을 겪으셨다고 한다”며 “선관위와 당국은 9일 본투표에서는 확진자들의 불편과 혼선이 재발되지 않도록 철저히 조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는 데 그쳤다. 유세에선 언급하지 않았다. 송 대표는 6일 “선관위 차원의 대국민 사과와 함께 관련 책임자들에 대한 엄중한 문책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한 데 이어 7일 회의에서는 “9일 선거 때 국민들이 감동하고 정말 변화될 거라 느낄 수 있도록 (중앙선관위가) 철저히 준비해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