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7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후보가 검사 시절 대출 브로커를 봐줬다는 취지의 주장이 담긴 녹음 파일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전날 공개된 녹음 파일에는 대장동 민간업자 김만배씨가 지난 2011년 박영수 변호사를 통해 당시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수사하던 윤석열 대검 중수2과장을 상대로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씨 수사를 무마했다고 말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뉴스타파는 지난 6일 오후 김만배씨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뉴스타파 전문위원)이 지난해 9월 15일 나눈 대화녹취록을 보도했다./유튜브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부산 유세에서 “대장동 사건의 진실이 드러나고 있다”며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고 했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도 라디오에서 “대장동 비리의 몸통이 윤 후보라는 실체가 확인됐다”고 했다. 인터넷 매체 뉴스타파가 공개한 김만배 녹음 파일을 들어보면 김씨가 “(대출 브로커 조씨가) 검찰에 갔더니 커피 한잔 주면서 (검사가) ‘응, 얘기 다 들었어. 가, 인마’이러면서 보내더래”라고 한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김씨 측의 저급한 정치 공작”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새벽 4시에 작성된 녹음 파일 관련 기사 댓글에 순식간에 4000회 추천이 찍히거나, 댓글을 올린 20·30·40대 비율이 27%로 동일한 점 등을 들어 ‘여론 조작’ 의혹도 제기했다. 이와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엠엘비파크(엠팍)에는 김만배 녹음 파일 관련 게시물에 조직적인 추천수 조작이 이뤄졌다는 관리자 공지도 올라왔다. 엠팍 운영사 측은 형사 고발 조치에 나서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녹음 시점이 대장동 의혹이 언론 보도를 통해 본격적으로 알려진 지난해 9월 중순인 데다, 녹음을 한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이 민주당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한 적이 있다면서 그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했다. 신씨는 또 뉴스타파에서 취재 용역을 받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원희룡 정책본부장은 서울중앙지검이 작년 11월 조씨를 조사해 “윤 검사는 (2011년) 수사 당시 못 봤다”는 진술을 조씨로부터 받았다며 관련 조서 내용을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지난달 25일 TV 토론에서 이 후보는 윤 후보에게 “조우형에게 왜 커피를 타줬나”라고 물었고 윤 후보가 “전 그 사람 본 적 없다”고 반박하자 “아이고 참 희한하네”라고 했었다. 그런데 조씨를 불러 커피를 타 준 검사는 윤 후보가 아닌 박모 검사였다고 조씨가 진술했다는 게 원 본부장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