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이 질문을 위해 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10일 국회도서관 지하 대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직 사퇴 이후 지금까지 국민 여러분이 보내주신 지지와 성원이 있었기에 정치 초심자인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라며 “앞으로도 오직 국민만 믿고, 오직 국민의 뜻을 따르겠다”라고 했다.

이어 “참모 뒤에 숨지 않고, 정부의 잘못은 솔직히 고백하겠다. 현실적인 어려움은 솔직하게 털어놓고 국민 여러분께 이해를 구하겠다”라며 “윤석열 정부가 국민의 고통과 마음을 보듬지 못하고, 국민의 신뢰에 보답하지 못한다면 준엄한 목소리로 꾸짖어 주시라”라고 했다.

윤 후보는 이어진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이재명 후보 관련) 대장동에 대한 강력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느냐’는 질문에 “대장동 이야기는 오늘은 좀 안하는 게 좋지 않겠나”라고 했다.

‘호남 득표율이 기대치에 못 미쳤다. 국민통합 방안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대통령 선거가 이제 끝났다. 선거 결과에 대해서는 뒤돌아 볼 이유도 없고 오로지 국민들과 함께 앞으로 나가는 길만 남아있다”라고 했다.

‘압도적 여소야대 상황에서 야당과의 관계설정을 어떻게 해나가겠느냐’는 질문에는 “민주국가에서 여소야대는 자연스러운 일이다”라며 “여소야대 통해 민주주의가 성숙해 나갈 수 있는 기회다. 국익을 생각해서 하는 일인데 여당이든 야당이든 (협조해줄 것이라) 믿는다”라고 했다.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할 방안에 대해서는 “기자들과 간담회를 자주 가지겠다. 언론 앞에 자주 서겠다. 좋은 질문을 제게 많이 던져 달라”라고 했다.

향후 인사 구상에 대해서는 “아직 인수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빠른 시일 내에 구상을 해서 국민들 보시기에 불안하지 않도록 빨리 출범 시키겠다”라며 “당선자 비서실은 인수위 출범 지원하는 두 달 간 일들인데 소규모로 효율적으로 빨리 조직해서 인수위 지원하고 중요한 인사를 검증하는 초기 역할을 해야 할 것 같다. 선거운동 기간에도 (인수위를) 준비하는 경우 많다고 하는데 저희는 사정상 그러지 못했다”라고 했다.

전 정권과의 관계설정, 대장동 수사 필요성에 대해서는 “오늘 아침 문재인 대통령에게 당선 축하전화를 받았다. 이제 제가 생각할 거는 어떻게 하는 것이 국민에게 이익이 되고 도움이 되느냐 그거 하나만 생각해야 한다”라며 “현 정부와 잘 협조해서 국민들에게 불편 없이 정부조직을 인수하고 지금 정부에서 추진한 일들 중에 지속적으로 해야 할 과제들은 그렇게 관리를 하고, 변화를 줘야 할 부분에는 과감하게 변화와 개혁을 추진하겠다”라고 했다.

이어 “대장동 이야기는 오늘은 좀 안 하는 게 좋지 않겠나. 모든 문제들은 시스템에 의해서 가야 할 문제”라고 했다.

한일 관계 대응에 대해서는 “모든 국가들과의 관계도 마찬가지겠지만 한일 관계는 과거보다는 미래에 어떻게 하는 것이 양국에 이익이 되는지 잘 찾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한일 양국 미래를 향해서 공동의 협력을 구축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당내 예상보다 근소한 차이로 승리한 것이 젠더갈등 갈라치기 영향이라 보느냐’는 질문에는 “투표 결과를 보고 다 잊어버렸다. 저는 성별로 갈라치기를 한 적이 없다”라며 “이것(공약)이 선거 과정에서는 그런 식으로 오해도 받고 공격도 받았지만 남녀 성별 갈라치기 할 이유가 뭐가 있겠나”라고 했다.

방역 정책 개선 로드맵에 대해서는 “코로나로 인한 자영업자, 소상공인 경제적 손실보상을 긴급 구제하겠다”라며 “코로나 관련된 문제를 종합적으로 다룰 인수위 내 조직을 구성할 생각”이라고 했다.

향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역할에 대해서는 “일단은 신속한 합당이 가장 중요하다”라며 “안철수 대표는 우리 당과 정부에서 중요한 도움을 주시고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라고 했다.


다음은 윤석열 당선인 기자회견문 전문

위대하고 자랑스러운 국민 여러분! 고맙습니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벅찬 마음과 무한한 책임감을 갖고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으로서 국민 여러분 앞에 섰습니다.

공직 사퇴 이후 지금까지 국민 여러분이 보내주신 지지와 성원이 있었기에 정치 초심자인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정치를 시작한 후 여러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럴 때 마다 왜 국민이 저를 불러내었는지, 무엇이 국민을 위한 것인지를 생각했습니다. 앞으로도 오직 국민만 믿고, 오직 국민의 뜻을 따르겠습니다.

공직자가 권력에 굴복하면 정의가 죽고, 힘없는 국민은 더욱 위태로워 집니다. 국민들께서는 26년간 공정과 정의를 위해 어떠한 권력에도 굴하지 않았던 저의 소신에 희망을 걸고 저를 이 자리에 세우셨습니다. 정의가 무엇인지 고민하기 전에 일상에서 정의를 느낄 수 있게 하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라는 뜻입니다.

이 나라의 공정과 상식을 바로 세우라는 개혁의 목소리이고 국민을 편 가르지 말고, 통합의 정치를 하라는 국민의 간절한 호소입니다. 새로운 희망의 나라를 만들라는 준엄한 명령입니다. 저는 이러한 국민의 뜻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정치적 유불리가 아닌 국민의 이익과 국익이 국정의 기준이 되면 우리 앞에 진보와 보수의 대한민국도, 영호남도 따로 없을 것입니다. 저 윤석열, 오직 국민만 보고 가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지금 4차 산업혁명 대응과 코로나 팬데믹 극복, 그리고 우리 경제의 고질적인 저성장과 양극화라는 전대미문의 거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바로 세워 위기를 극복하고 통합과 번영의 시대를 열겠습니다.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철 지난 이념을 멀리하고, 국민의 상식에 기반하여 국정을 운영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국민 개개인에게 공정한 기회가 보장되고, 자율과 창의를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역동적인 나라, 노동의 가치가 존중받고, 일하는 사람이 더욱 잘사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정부 주도가 아닌 민간 중심의 경제로 전환하여 일자리를 창출하고, 중산층을 더욱 두텁게 할 것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따뜻한 복지도 성장이 없이는 지속할 수 없습니다. 지속 가능한 발전은 성장과 복지가 공정하게 선순환해야 가능합니다.

첨단기술 혁신을 대대적으로 지원하여 과학기술 선도국가로 발돋움하고, 초저성장의 위기에 처한 한국경제를 다시 성장궤도에 올려 놓겠습니다. 성장의 결실로 어려운 이웃과 사회적 약자를 더욱 따뜻하게 보듬어서 한 사람의 국민도 홀로 뒤처지지 않게 하겠습니다.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구현하여 공공 의사결정이 데이터에 기반하고,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정부와 국민 간 쌍방향 소통 활성화를 통해 디지털 민주주의의 발전은 물론이고, 진정한 개인별 맞춤 복지의 시대를 열겠습니다.

그리고 코로나로 벼랑 끝에 몰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위해 고통 분담에 적극 나서고, 미래 준비도 철저히 하겠습니다. 앞으로 다가올 또 다른 팬데믹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우리 사회의 제도 개혁도 병행하겠습니다.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부정부패는 네 편 내 편 가릴 것 없이 국민 편에서 엄단하고, 우리 국민 누구에게나 공정하게 적용되는 법치의 원칙을 확고하게 지켜나가겠습니다.

무엇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지키는 안심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는 날이 갈수록 커지는 북한의 핵 위협과 미·중 전략 경쟁의 긴장 속에서 글로벌 외교 역량을 강화해 나가야 하는 과제 역시 안고 있습니다.

국민의 안전과 재산, 영토와 주권을 지키기 위해 어떠한 도발도 확실하게 억제할 수 있는 강력한 국방력을 구축하겠습니다.

북한의 불법적이고 불합리한 행동에 대해서는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처하되 남북대화의 문은 언제든 열어둘 것입니다.

당당한 외교와 튼튼한 안보를 바탕으로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로 거듭나겠습니다.

한미동맹을 재건하고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인권의 핵심 가치를 공유하면서 포괄적 전략동맹을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상호존중의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고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를 만들겠습니다. 지역별로 특화된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경제안보 외교를 강화하겠습니다. 대한민국을 국제사회에서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존경받는 나라로 만들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국민을 위한 정치, 민생을 살리고, 국익을 우선하는 정치는 대통령과 여당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의회와 소통하고 야당과 협치하겠습니다. 국정 현안을 놓고 국민들과 진솔하게 소통하겠습니다.

참모 뒤에 숨지 않고, 정부의 잘못은 솔직히 고백하겠습니다. 현실적인 어려움은 솔직하게 털어놓고 국민 여러분께 이해를 구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 이 자리에 서는 순간에도 시대를 관통하는 공정과 상식의 자유민주주의 정신과 법치라는 헌법 정신을 되새기고 있습니다.

더 자유롭고 더 공정한 대한민국,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고, 청년들이 꿈꿀 수 있는 나라를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가겠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국민의 고통과 마음을 보듬지 못하고, 국민의 신뢰에 보답하지 못한다면 준엄한 목소리로 꾸짖어 주십시오.

초심을 잃지 않고, 겸손한 자세로 국민만 보고 가겠습니다. 늘 국민 편에 서겠습니다. 국민을 속이지 않는 정직한 정부, 국민 앞에 정직한 대통령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