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8일 오후 중구 서울광장에서 후보 단일화를 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함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뉴스1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10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후보의 당선을 축하한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이날 입장문에서 먼저 이 같이 밝히고, “함께 마음을 모으고 선거운동으로 고생하신 관계자 여러분들께도 수고하셨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어 “아울러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단일화라는 제 결단에 동의해주신 지지자 여러분들께도 죄송함과 함께 감사의 말씀드린다”면서 “그리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신 이재명후보께도 위로의 말씀 드린다”고 했다. 이번 대선에 출마했던 안 대표는 대선 막판 윤석열 후보 지지선언을 하며 단일화를 했다.

안 대표는 “저는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단일화를 통해 정권교체의 교두보를 만들었고, 마침내 윤석열후보와 힘을 모아 정권교체를 이루었다”면서 “오늘 선거결과는 국민들께서 야당에게 정권교체를 허락해주셨지만, 동시에 엄한 질책과 엄중한 문제의식을 함께 던져주셨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이제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면서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모든 국민의 뜻을 받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분열과 갈등이 아닌 통합과 미래로 가야한다”면서 “공정과 상식의 나라를 만들고 이 나라를 반듯하게 바로 세워야한다”고 했다.

이어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고, 국민의 뜻을 겸허하게 따르는 정부가 되어야 한다”면서 “그래서 이 나라를 과거가 아닌 미래로 나아가게 해야한다. 유능하고 깨끗한 정부를 만들어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의 뜻에 보답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당선자와 힘을 모아 공정과 상식의 대한민국, 그리고 미래와 국민통합으로 가는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기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5일 경기도 이천시산림조합 앞 유세 현장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함께 공동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당선인 지지를 선언하며 대선 후보직을 사퇴한 안 대표는 새 정부에서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와 안 대표는 사전투표 하루 전인 지난 3일 후보 단일화를 하면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공동 정부 구성까지 함께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안 대표가 새 정부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지는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에선 안 대표가 새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를 맡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윤·안 후보 단일화 논의 과정에 참여했던 한 인사는 통화에서 “안 대표가 강조한 과학과 실용의 정치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직접 국정 운영에 참여하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했다. 윤 후보는 단일화 협상에 들어가기 전 지인들에게 “안 대표가 ‘디지털 플랫폼 정부’ 구축을 이끌어주면 어떻겠느냐”고 했다고 한다. 디지털 플랫폼 정부는 윤 후보 핵심 공약이다. 윤 후보 측 일각에서는 안 대표가 ‘과학기술 강국’을 강조한 만큼 과학기술부총리를 맡기는 게 어떻겠냐”는 말도 나온다. 이에 대해 안 대표 측은 “그 정도를 공동 정부라고 하기엔 부족하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안 대표는 조만간 꾸려질 대통령직인수위 위원장을 맡을 가능성도 있다. 안 대표가 윤 후보 측 인사들과 공동 정권 인수 작업을 해야 자기가 대선 캠페인 때 주장해온 국정 철학과 비전을 새 정부 정책 기조에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안 대표가 국민의힘과 합당한 뒤 당대표직에 도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안 대표는 지난 3일 단일화 선언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제가 꼭 하고 싶은 일 중 하나는 지금의 국민의힘을 보다 더 실용적인 정당, 중도적 정당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 대표 측은 “안 대표가 단일화를 결심한 이유 중 하나로 ‘지난 10년간 정치권에서 많은 노력을 했지만, 그걸 성과로 보여주는 행정 업무를 하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당권에 도전하더라도 그 시기는 국정 운영에 참여하고 난 뒤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