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당선인 집무실 인근 식당에서 오찬을 한 뒤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박주선 대통령 취임식 준비위원장, 김병준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장 등과 산책하며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17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김병준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장, 박주선 대통령 취임식 준비위원장과 오찬을 함께 했다. 윤 당선인과 세 위원장이 처음 함께 만나는 상견례 성격의 자리였다고 한다.

윤 당선인은 이날 김한길 위원장과 함께 통의동 집무실에서 약 4분 거리에 있는 이탈리안 식당까지 걸어서 이동했다. 식사 자리엔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과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 등도 동석했다. 윤 당선인은 직접 같은 테이블에 앉은 참석자들에게 샐러드와 피자를 나눠줬다고 한다. 윤 당선인은 이날도 식사를 마친 뒤 전날처럼 경복궁 앞 돌담길을 따라 산책을 한 뒤 통의동 집무실로 복귀했다.

김은혜 대변인은 “당선인 곁에 앉은 위원장들 모두 그동안 우리 진영의 건너편에 서 계셨던 어른들”이라며 “윤 당선인은 우리와 진영과 이념이 달랐어도 국민만 보고 섬기는 가치를 공유하는 모든 분과 함께, 일하는 정부를 만들고자 한다”고 했다.

김한길 위원장은 조만간 국민통합위원회 조직도 밑그림을 완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 산하에 공보 및 기획·조정, 사회갈등 요소를 다룰 분과를 구성해 업무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한다. 김 위원장 측 인사는 “이번 대선에서 표출된 젠더나 세대 갈등 역시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진보와 보수 간 갈등을 통합하는 문제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갈등 요소로 각종 갈등을 이대로 내버려둬선 안 된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 측 인사들과의 접촉도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윤 당선인은 이날 오후에는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전화 통화를 했다. 윤 당선인은 통화에서 “자유민주주의 가치와 철학을 공유하는 인도와 외교 안보의 실질적 협력 지평을 넓혀나가고자 하는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김 대변인이 전했다. 모디 총리는 “지정학적인 지역 내 위험이 커져가는 상황에서 한국과의 파트너십이 매우 중요하고 당선인 임기 동안 우호 증진 관계가 심화되길 바란다”고 답했다. 모디 총리는 윤 당선인의 인도 방문을 요청하면서 우리말로 “안녕히 계세요”라고 말한 뒤 통화를 마쳤다고 한다. 이로써 윤 당선인은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협의체 정상들 모두와 통화를 완료했다.

한편 윤 당선인은 이날 오전 자택인 서초동 주상복합 아파트 지하에 있는 대중목욕탕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 변호사는 소셜미디어에 “탕에서 나오는데 덩치 좀 있고 살이 뽀얀 분이 옆을 지나 탕으로 간다”며 “가만히 보니 대통령 당선인”이라는 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