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는 오는 6·1 지방선거에서 TK(대구·경북) 지역 중 가장 주목받는 곳이다. 먼저, 고(故) 박정희 대통령의 고향이다. 지역에선 ‘보수의 성지’로 통한다.
하지만 4년 전 지방선거에서 TK 지역 중 유일하게 더불어민주당 소속 후보가 시장에 당선됐다. 지방자치가 시작된 지 23년 만에 처음이었다.
당시 자유한국당 공천에서 탈락한 후보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등 후보 난립 구도 속에서 나온 결과였다. 하지만 1표 차이라도 이겨야 하는 선거판의 현실 속에서 승자는 민주당이었다.
그런 만큼 국민의힘 측에선 현재 6명의 예비후보들이 도전장을 내고 절치부심(切齒腐心), ‘성지 탈환’의 창을 갈고 있고 민주당 측은 ‘고지 사수’의 방패를 더욱 두껍게 하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
민주당 측에선 현직 프리미엄을 가진 장세용(69) 구미시장이 21일 예비후보로 등록, 선거판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장 시장은 ‘시정의 연속성’을 내세우고 있다. 또 지난 2018년 자유한국당 경선에서 탈락, 무소속 출마를 했던 김봉재(63) 구미강남병원장이 민주당에 입당, 예비후보로 뛰고 있다.
민주당 경북도당 측은 “구미시장 후보는 이들 2명의 경선을 통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며 “2030의 표심을 잡으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정가에선 TK 지역에서 민주당 후보들 간 경선 자체가 ‘이색 사건’으로 회자되고 있다.
국민의힘 후보는 문전성시다. 김석호(63) 전 구미산업수출진흥협회 회장, 김영택(59) 전 경북도 정무실장, 김장호(53) 전 경북도 기획조정실장, 이양호(63) 전 농촌진흥청장, 이태식(60) 전 경북도의원, 원종욱(64) 금오공대 대학원 총동창회장 등 6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 중 이양호·김장호 예비후보는 관료 출신이고 김석호·김영택·이태식 예비후보 등은 도의원 경력을 갖고 있다. 원종욱 예비후보는 기업인 출신이다. 지역 언론 등 각종 여론조사에선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장 시장에게 석패한 이양호, 박근혜 정부 청와대행정관을 지낸 50대 신진 김장호 예비후보가 앞서는 가운데 나머지 4명의 예비후보들이 맹추격전을 펼치고 있다.
이들 6명은 모두 국민의힘 공천을 신청, 현재 민주당의 방패를 뚫을 창들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국민의힘 경북도당 측은 “이번 선거에서 꼭 구미시장직을 되찾을 수 있도록 ‘최상의 병기’를 공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미=권광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