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 부산시장 선거는 더불어민주당 후보인 변성완(57) 전 부산시장 권한대행과 국민의힘 후보인 박형준(62) 부산시장 간 양강 대결 구도로 짜였다. 박 시장은 지난 11일, 변 전 대행은 지난 15일 각각 후보로 확정됐다. 두 사람을 만나 각오를 들어봤다. 두 사람 외에 김영진(60) 정의당 부산시당 위원장이 진보 정당 단일 후보로 뛰고 있다. 그는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장을 지냈다.

민주당 변성완

“부산에 집중하고 시민에 집중해 부산을 완전히 새롭게 만들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로 확정된 변성완(57) 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25일 인터뷰에서 “지난 27년간 국민의힘 중심의 지역 정치 권력이 안일해 지금의 쇠락하는 부산을 만들었다”며 “그런 부산에 변화의 바람, 새로움의 바람이 불어주기를 바라는 시민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지역 각계 원로와 단체 등을 찾아다니며 인사를 하고 시민들에게 얼굴을 알리고 있다.

변 전 권한대행은 ‘부산에 집중, 시민에 집중’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누구나 말로는 시민을 앞세웠지만 제대로 시민을 중심에 둔 적이 있나”라며 “당선된 후엔 선거할 때와 달리 시민 의견을 무시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그는 “의사 결정에 시민 의견을 진정으로 반영하고 이후 정책을 수행하는 동안에도 시민 의사를 행정에 녹여내겠다”고 강조했다. 시민과의 소통을 제1 과제로 내세운 것이다.

그는 이런 소통을 잘하기 위해서는 시정을 두루 경험해본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했다. 행정안전부 대변인을 지낸 그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 시절에 부산시 행정부시장을 했고, 오 전 시장이 성추행 의혹으로 자진 사퇴한 뒤 1년간 부산시장 권한대행을 맡았다.

그는 “정치와 행정의 정점인 시장이란 자리는 말 잘하고 논리적인 것뿐 아니라 도덕성, 전문성 등 복합적인 자질을 필요로 한다”고 했다. 그는 또 “시장의 정치적 무게감은 개인이 아니라 340만 부산 시민의 중량감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라며 “시정을 잘 알아야 할 뿐 아니라 문제점을 제대로 인식해 이를 해결하는 과정과 방법을 제대로 알고 있어야 부산의 현안과 과제를 풀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변 전 권한대행은 “거대 담론이 아니라 시민 행복에 중점을 둔 생활 정치를 할 것”이라며 “시민들의 소소한 행복을 가져다 주는 공약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고 했다. 또 “부산은 인물과 산업, 정책 등의 변화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그는 “‘2030 세계엑스포 등으로 부산이 좋아지겠지만 먼 미래 얘기’라는 시민들이 많다”며 “대기업·외국 자본 유치, 중앙 부처의 지원 등 밖에서 끌어오는 것만 찾는 데서 탈피해 부산 내에 있는 자연·산업·사람 등의 자원을 찾아내 잘 활용하자는 게 내 공약 방향”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박형준

“혁신을 통해 부산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축이 되도록 만들고 싶습니다.”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로 확정된 박형준(62) 부산시장은 25일 인터뷰에서 “6·1 지방선거는 각 지역 선거지만 ‘지역 혁신’을 중요 과제로 삼은 윤석열 새 정부가 안정적 국정 추진력을 갖게 되느냐 마느냐를 결정하는 성격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방선거에서) 삐끗하면 대한민국의 명운을 바꿀 새 정부의 국정 동력이 상당히 약화될 수도 있다”며 “방심하지 않고 온 힘을 다해 뛸 것”이라고 했다.

작년 4·7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박 시장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한다. 그는 인구 340만 부산 시장이 갖춰야 할 덕목으로 과감하게 새로운 방향으로 혁신하고 도전적, 창의적인 정책을 만들어내는 역량을 꼽았다. 또 부산은 물론 중앙 무대에서도 통하는 대외 교섭력, 시민과의 소통 능력 등도 중요하다고 했다. 박 시장은 “부산 같은 큰 도시 경영엔 그동안 해왔던 걸 잘 관리하는 정도의 행정 능력만으론 부족하다”고 말했다. 국회의원과 청와대 정무수석 등을 지낸 자신이 상대 후보보다 대외 협상력 등에서 더 강점이 있다는 취지다.

박 시장은 “지난 1년 동안 ‘노인과 바다만 있는 도시’ ‘되는 일도 없고 안 되는 일도 없는 도시’라는 등의 부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꾸려 노력했고 나름 그 주춧돌을 놓았다”며 “향후 이 주춧돌을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어떤 현상이 서서히 진행되다 작은 요인으로 한순간 폭발적으로 변화, 발전하는 순간)’까지 끌어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각광 받는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의 시대엔 어디에 살든 뉴욕·런던·서울과 함께 일할 수 있다”며 “앞으로 살기 좋은, 살 만한 도시가 뜰 수밖에 없고 그런 점에서 멋진 바다와 산, 강이 있고 수준 높은 생활 인프라를 갖춘 부산은 경쟁력이 있다”고 했다.

박 시장은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공약을 만드는 중이라고 했다. 그는 “세부적인 공약은 아직은 영업비밀”이라며 “부산을 살기 좋고 놀기 좋고 아이들 키우기 좋은 터전으로 만드는 여러 방안이 제 공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제 말이 아니라 현실로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박 시장은 5월 초쯤 예비 후보로 등록하고 본격 선거 운동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