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와 함께 치르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미니 총선급으로 판이 커졌다. 현역 의원들의 지방선거 출마로 공석이 된 지역구가 7곳으로 늘어난 데다, 이재명 전 경기지사와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의 출마까지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1일 현재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확정된 지역구는 인천 계양을(송영길·서울시장 후보), 경기 성남 분당갑(김은혜·경기지사 후보), 대구 수성을(홍준표·대구시장 후보), 강원 원주갑(이광재·강원지사 후보), 충남 보령서천(김태흠·충남지사 후보), 창원 의창(박완수·경남지사 후보), 제주을(오영훈·제주지사 후보) 등이다. 7곳 중 4곳은 국민의힘, 3곳은 민주당이 현역 의원인 지역구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지난달 29일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현역 의원 7명의 사표를 일괄 수리했다.
정치권의 관심은 우선 이 전 지사 출마설이 나오고 있는 인천 계양을에 쏠리고 있다. 당초 이 전 지사는 정치적 고향인 경기도 지역 출마가 거론됐다. 그러나 성남 분당갑은 대장동이 포함돼 있어 정치적 부담이 크고, 분당은 지난 대선에서도 이 전 지사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13%포인트나 진 열세 지역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수도권의 대체지로 계양을 출마를 거론하고 있는 것이다. 이 전 지사의 핵심 측근은 “(각종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도 심하고 해서 고민이 많다. (이 전 지사가) 당대표가 되기 위해 8월 전당대회에 나서려면 일단 국회에 들어가야 한다는 얘기도 많다”고 했다. 대선 직후 재·보궐선거 출마설에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했던 것과는 상당히 달라진 뉘앙스다.
민주당의 강성 당원들도 당원 게시판엔 “이재명을 계양하라” 같은 글을 ‘도배’하며 이 전 지사의 출마를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인천 출마에 명분이 없다”는 비판 여론도 많아 이 전 지사는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에선 이 전 지사 외에도 인천 계양을에 박지현 비대위원장, 채이배 비대위원 등의 전략 공천설도 나온다.
성남 분당갑엔 안랩 본사를 비롯한 IT 회사가 몰려 있어 안랩 창업자인 안철수 위원장이 출마를 고심 중이다. 안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분당갑 출마에 대해 “현재까지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지만 물밑에선 출마 준비가 어느 정도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윤 당선인 특보인 박민식 전 의원이 이날 분당갑 출마를 선언했다. 이준석 대표는 최근 안 위원장 차출론과 관련해 “꽃가마(전략 공천)는 없다”고 공언했다. 민주당에선 지난 총선 분당갑에서 김은혜 의원에게 0.72%포인트 차로 패배한 김병관 전 의원이 출마를 준비 중이다.
보수 텃밭인 대구 수성을에선 국민의힘 내부 경선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유영하 변호사가 이날 출마 선언을 했고 권세호(인수위 기획위원)·사공정규(전 국민의당 대구시당 위원장)·이인선(전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이진숙(전 대전 MBC 사장)·이진훈(전 수성구청장)·정상환(변호사)·정순천(전 시의원)·조영환(당대표실 부실장)·정해용(대구시 경제부시장) 등이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강원 원주갑은 지난 총선에서 이광재 의원에게 근소한 차로 패한 국민의힘 박정하 전 청와대 대변인이 출마를 준비 중이다. 민주당에선 원창묵 전 원주시장이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 보령서천은 민주당은 나소열 전 충남부지사가, 국민의힘에선 윤영선 전 관세청장, 장동혁 전 대전시당 위원장 등이 거론된다. 창원 의창은 민주당에서 김지수 도의원이, 국민의힘에선 김상규 전 조달청장, 김종양 전 인터폴 총재, 김영선 전 의원 등이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을은 민주당에서 김한규(청와대 정무비서관)·김희현·홍명환(도의원)·부석종(전 해군참모총장)·부승찬(전 국방부 대변인)·현근택(전 이재명 캠프 대변인) 등의 출마가 거론되고 국민의힘에선 김승욱(제주을 당협위원장)·부상일(전 제주도당 위원장)·현덕규(변호사) 등이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