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경기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할 경우 처음으로 국민의힘 소속으로 선거에 나서게 된다. 안 위원장은 2012년 9월 18대 대선 출마 선언을 기점으로 정치권에 들어온 뒤 지난 10년간 무소속, 바른미래당, 국민의당 후보로 대통령, 서울시장, 국회의원 선거를 치렀다. 안 위원장은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후보 단일화를 하며 합당에 합의했고, 대선 직후 양당 협상을 거쳐 국민의힘 소속이 됐다.
안 위원장이 6·1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보선에 출마하는 배경을 두고 당내에서는 “안 위원장이 원내(院內)에 들어와 차기 당대표 선거를 위한 기반을 닦으려는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안 위원장은 윤 당선인과 후보 단일화를 하면서 공동 정부 구성을 합의했는데, 지난 3월 30일 국무총리직을 맡지 않고 당으로 돌아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안 위원장은 당대표가 돼 다음 총선을 승리로 이끌고 이것을 바탕으로 차기 대선에 다시 도전하는 구상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안 위원장 측 인사는 “안 위원장이 분당갑 보선에 뛰면 국민의힘 김은혜 경기지사 후보와 함께 경기 지역 지방선거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으니 출마해달라는 당 안팎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안 위원장이 차기 당대표와 대통령에 도전하려면 험지인 인천 계양을로 가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지사를 꺾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에 대해 안 위원장 측은 “분당갑에 속한 판교에는 안 위원장이 창업한 ‘안랩’이 있고 IT 기업이 모인 곳이라 출마 명분이 있지만, 계양을은 아무 연고도 없다”고 했다.
안 위원장이 6일 분당갑 출마 의사를 밝히면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조만간 안 위원장에 대한 전략공천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분당갑에는 윤 당선인 특별보좌역인 박민식 전 의원이 지난 1일 출마를 선언했다. 안 위원장 측은 전략 공천을 기대하고 있지만, 이준석 대표를 포함한 당내 지도부 일각에서는 경선 원칙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