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 서울 중랑구청장 선거에서 서울시 행정1부시장을 지낸 행정고시 출신 선·후배가 ‘리턴 매치’를 벌인다. 재선에 도전하는 류경기(60·더불어민주당) 현 중랑구청장에 맞서 직전 구청장을 지낸 나진구(69·국민의힘) 전 중랑구청장이 설욕전에 나선다.
류 구청장과 나 전 구청장은 중앙선관위 예비후보자 명부 경력란에 똑같이 ‘서울시 행정1부시장, 중랑구청장’을 적었다. 류 구청장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29회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재임 시절 서울시 대변인과 행정국장, 행정1부시장 등을 역임했다. 류 구청장은 2018년 제7회 지방선거에서 61.9%의 득표율로 당시 구청장이었던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나진구 후보(38.1%)를 누르고 중랑구청장에 당선됐다. 민주당이 3~6회 지방선거에서 연이어 국민의힘 계열 후보에게 내줬던 중랑구청장 자리를 16년 만에 되찾은 것이다.
나 전 구청장은 고려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23회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초선 시장일 때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장과 경영기획실장, 행정1부시장 등을 지냈다. 2014년 6회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후보로 중랑구청장 선거에 출마해 48.6%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두 후보는 서울시에서 20년 가까이 한솥밥을 먹었지만, 한 치 양보 없는 치열한 대결을 펼치고 있다. 류 구청장은 5일 본지 통화에서 “지난 4년간 중랑구 발전을 위해 기업을 유치해 6000여 개의 일자리를 창출했고, 중랑 구민의 행복 지수는 서울 25개 자치구 중 20위에서 9위까지 올랐다’며 “구민들이 지난 4년간의 성과와 실적을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판단하실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나 전 구청장은 “중랑구가 보수 후보에게 험지로 분류되지만, 오 시장과의 파트너십 등을 감안할 때 구민들이 저에게 지지를 보내 주실 것”이라며 “서울시와의 협업을 통해 중랑구의 발전을 이끌고 중랑구민을 위해 일할 사람은 바로 저”라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총 7차례 민선 중랑구청장 선거에서 국민의힘 계열 후보가 4번, 민주당 계열 후보가 3번 이겼다. 그만큼 중랑구민들의 표심을 읽기는 쉽지 않다. 2018년 지방선거에선 류 구청장이 승리했지만,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오세훈 시장은 중랑구에서 53.1%를 득표해 민주당 박영선 후보(43.5%)보다 10%포인트가량 앞섰다. 지난 3월 20대 대통령 선거 때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중랑구에서 50.5%를 얻어 윤석열 당선인(45.7%) 득표율보다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