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 지역 학생들의 수능 표준점수 평균은 지난 2012년 모든 과목에서 전국 시·도 중 1~2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2021년엔 국어 6위, 수학가 7위, 수학나 9위 등으로 떨어졌다. 수능 1~2등급 비율도 2012년에는 모든 과목에서 2~3위였다. 하지만, 2021년엔 5~10위권으로 추락했다. 기초학력 미달 수준인 8~9등급 비율도 2012년에는 가장 적은 순으로 과목별로 1~3위를 기록했으나, 5~9위권으로 하락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분석한 자료다.

이 같은 ‘학력 저하’를 놓고, 광주광역시교육감 선거에 나선 후보들은 대부분 “과거 ‘실력 광주’라는 별칭을 얻을 만큼 전국 최상위권을 유지했던 광주 학생들의 학력이 진보 교육감 3선 재임기간 중 크게 떨어졌다”고 진단하고 있다. 대학총장, 국회의원, 교사 등을 지낸 이들이 후보로 나서, ‘실력 광주’를 되찾기 위해 치열하게 정책 경쟁을 하고 있다.

“인권 중심 정책으로 교권이 무너진 탓입니다.” 조선대총장을 지낸 강동완(68) 예비후보의 진단이다. 그는 “‘교육 주치의 제도’를 도입해 학생들의 학력을 정밀 진단한 뒤 ‘교육 중산층’을 늘리고 양극화를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품격 있는 실력 광주’를 내걸었다. 이를 위해 교사 학습권 강화, 기초학력 강화를 위한 기숙사 운영, AI꿈 연구원 설립 등을 제시했다.

전 국회의원 박혜자(66) 예비후보는 ‘미래형 실력 광주’를 만들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미래교육원’ 설립을 핵심 정책으로 제시했다. AI빅데이터를 이용한 맞춤형 교육 등 ‘기초학력 미달’ 해소 정책도 내놨다. 그는 “국가교육위원회 출범과 고교학점제, 미래형 수능 등 현재와 전혀 다른 교육 대전환이 곧 시작된다”며 “미래교육원을 통해 혁신적인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광주교대 총장을 지낸 이정선(63) 예비후보는 ‘다양성을 담은 실력 광주’를 해법으로 내놨다. 그는 “공부는 물론, 운동·컴퓨터·예술 등 다양한 적성을 찾아 행복하게 교육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기초학력 전담교사 초등 1교1인 배치, 스마트 AI홈워크시스템 구축, 광주형 수업 아카이브 구축 등을 제시했다.

역시 광주교대 총장 출신인 이정재(76) 예비후보는 자신을 ‘인성·창의·혁신의 전도사’라고 말한다. 그는 “훌륭한 인재는 인성이 바탕이 되고 그 위에 실력을 양성해야 한다”며 “획일적인 ‘한 줄 세우기’가 아닌 다양성에 기반을 둔 ‘여러 줄 세우기’ 교육을 하겠다”고 말했다. 또 특목고와 외국어고, AI학교 등을 만들고 사립학교 지원책도 공론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반면, 전교조 광주지부장을 지낸 정성홍(60) 예비후보는 ‘성적으로 줄 세우는 교육’에 의문을 제기한다. 모든 학생들의 꿈을 돕는 ‘아이들의 삶을 위한 교육’을 비전으로 내세운다. 그는 “지난 12년 동안 잘 한 것은 계승하고 문제점은 과감히 혁신할 것”이라며 “공부할 학생들에게는 학습 환경을 최대한 지원하되, 취업·예체능 등 진로를 선택할 경우 지역 공동체가 함께 돕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했다.

뉴스1이 지난 달 2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이정선 후보가 26.3%, 박혜자 후보가 16.1%를 기록했다. 이어 강동완(7.1%), 이정재(7.0%), 정성홍(6.7%) 후보 순이었다. 이 조사는 뉴스1 등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광주광역시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지난 달 18~19일 실시했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특히 이번 선거에서 전교조 출신 3선 교육감이 떠난 자리에 비(非) 전교조 출신이 입성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선거에서 이정선 후보는 장휘국 현 교육감에게 2.17%포인트(1만4000여표) 차이로 패했다. 박혜자 후보가 최근 강동완·정성홍 후보를 향해 단일화를 제안함에 따라, 성사 여부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다.